[2015 결산] 뜨거웠던 부동산시장…고개든 '미분양 공포'
[2015 결산] 뜨거웠던 부동산시장…고개든 '미분양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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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뜨거웠다.

주택거래량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청약시장도 실수요와 투자수요까지 몰리며 수백대 1의 경쟁률이 속출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부동산 3법(△재건축 초과이익환수 3년 유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조합원 다주택 보유)' 등 굵직한 부동산 대책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연초부터 이어진 전세난과 저금리 영향 등으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주택 구매심리가 살아나며 거래량도 급증했다.

◆ 주택시장 '기록 갱신'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누적 주택거래량은 110만5820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2006년 이후 연도별로 11월까지 누적 주택거래량 중 가장 많은 것은 물론 연간 주택거래량과 비교해서도 최대 물량이다. 종전까지 최대 주택거래량은 2006년 한해 동안 기록한 108만2453건으로 올해 11월까지의 거래량만으로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이 같은 호황은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은 물론 저금리에 따른 전세품귀 현상이 겹치면서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매매 전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사이트에 따르면 2015년 한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6.11%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해의 상승률 4.36% 보다 1.75%p 높은 수치다.

이처럼 전셋값이 오르면서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매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달보다 0.3%p 상승해 처음으로 74.0%에 진입했다.

서울(73.4%)의 경우 전세가율 80%대를 돌파한 △성북구(82.6%) △강서구(80.1%) 2개구 외에 대부분의 자치구가 70%대의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동작구(79.9%) △구로구(79.0%) △성동구(78.1%) 등도 80%대에 근접하는 높은 전세가율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74.7%) △5개광역시(72.8%) △기타지방(73.7%) 등 전국적으로 70%대의 높은 비율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파트 매매가격도 상승했다.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5.06%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지난해 상승률인 2.43% 보다 2.63%p 높은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2011년(9.60%) 상승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5개 광역시(6.43%) △수도권(5.61%) △서울(5.56%) △기타지방(2.14%) 순으로 지방광역시의 매매가 상승세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광풍 현상' 청약시장

올해 청약시장은 열풍을 넘어 '광풍' 현상을 보였다. 3월부터 청약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1순위자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덕분에 인기지역의 청약률은 수백대 1이 속출하는 등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에 건설사들이 대거 분양물량을 늘리면서 올해 전국적으로 총 51만7398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33만854가구)와 비교해 56.4%(18만6544가구)나 늘어난 수치며 2000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집계 이후 15년 만에 최대 물량이다.

물량이 늘어나면서 청약 경쟁률 역시 크게 높아졌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전국 청약경쟁률은 11.76대 1로 2014년 7.44대 1 보다 청약경쟁률이 상승했으며 수도권과 지방 모두 청약경쟁률이 높아졌다.

서울은 △서초구 34.89대 1 △강남구 34.41대 1 △강서구 29.56대 1 등 강남권이 선방했다. 경기는 △위례신도시 160.52대 1 △광교신도시 18.09대1 등 신도시 지역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 역시 △대구 84.13대 1 △부산 75.7대 1 △울산 44.8대 1 △광주 38.09대 1 등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별로는 지난 9월 분양한 대구 수성구 힐스테이트 황금동 아파트의 1순위 경쟁률이 평균 622.14대 1로 가장 높았고 창원시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가 422.45대 1, 부산 수영구 광안동 광안더샵이 379.09대 1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광풍 현상으로 고분양가 아파트도 속출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전국 분양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001만원으로 2009년(1075만원)이후 6년만에 1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941만원)에 비하면 60만원 오른 수준이다. 특히, 최근 재개발·재건축 호재가 많은 강남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이 넘어서고 있다.

◆ 미분양 물량 증가…주택시장 '경고음'

하지만 올해 분양시장이 과열양상으로 흘러가면서 김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등 '경고음'이 켜진 상태다.

국토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이 4만9724가구로 한달 사이 54.3%(1만7503가구) 급증했다. 이전까지 2003년 12월 전달보다 36.3%(1만190가구)을 늘어난 것이 증가율로서는 최고였다. 물량으로는 전월보다 1만9060가구(14.9%) 늘어난 2008년 6월 다음으로 많이 늘었다.

문제는 주택시장에서 수요자들의 소비심리가 앞으로 크게 나아질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와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주택구매자금은 원칙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도록 하는 등 본격적인 가계부채 관리에 나섰다.

최근 발표된 내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에 대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요건을 강화해 1인당 보증한도·횟수를 제한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이후 이미 시중 은행은 대출 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내년 1분기까지 큰 급등락은 없을 것"이라며 "건설업체들이 거시경제나 가계부채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조절하려는 의지를 가진 것 같아서 시장에서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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