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안정+혁신 통해 은행업 메기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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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윤호영 카카오 부사장, 이용우 한국투자금융 전무. (사진=정초원 기자)

30일 기자간담회…카톡 기반 모바일뱅크 내년 출범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카카오뱅크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모바일을 가장 잘 이해하는 모바일뱅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시스템 테스트와 본인가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께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의 납입자본금은 3000억원으로, 사업 개시 3년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게 현재 목표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은 "기존 은행과는 DNA가 다르고, 은행업은 변화시킬 촉매제가 될 수 있는 메기같은 은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안정적 토대 없이는 지속적인 혁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혁신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토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참여 주주를 안정성을 책임지는 주주 60%, 혁신성을 책임질 주주 40%로 구성했다. 이들 11개 주주는 금융(한국투자금융지주·KB국민은행), ICT플랫폼(카카오), 금융IT솔루션(코나아이), 리스크헷징(SCI서울보증), 글로벌(텐센트), 전자상거래(이베이), 컨텐츠(넷마블·멜론·예스24) 등의 영역에 고루 분포됐다.

윤 부사장은 "성공한 글로벌 핀테크 회사를 보면서 한가지 공통점을 찾았다"며 "모든 회사가 모바일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메신저 점유율 97%에 달하는 카카오톡 특유의 '접근성'을 이용해 독보적인 금융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윤 부사장은 "현재 카카오톡의 국내 활동성 고객수는 3800만명이며, 그 중에서도 500만명은 카카오페이나 뱅크월렛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다"라며 "모바일뱅크라면 카카오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기존 시중은행의 경우 고객 유치에 많은 마케팅·영업 비용을 쏟아야 했지만, 카카오뱅크는 이미 구축해놓은 접근성을 이용해 단기간 내에 저비용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기존 카카오 연동 서비스에서는 고객 100만명을 유치하는데 걸린 기간이 짧게는 3일, 길게는 45일에 불과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앱투앱결제'를 통해 고객과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중간 유통을 없애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고객과 고객, 앱투앱결제는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결제 방식이다.

▲ 자료=금융위

윤 부사장은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내야 할 사람과 받아야 할 사람 중간에 많은 플레이어가 있어, 그만큼 많은 수수료가 발생한다"며 "카카오뱅크는 이런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직접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밴(VAN)사가 주주로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차별화된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한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중신용자에게도 10% 내외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담보대출, 기존 금융권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소규모·단기 전월세 보증금 담보대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1000만 회원을 보유한 모바일 부동산 중개업체 '직방'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수신 상품의 경우 소셜 라이프에 최적화된 맞춤형 예·적금을 선보인다. 카톡방에서 공동통장을 만들어 회비를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예금이자는 현금 또는 이모티콘,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윤 부사장은 "기존 은행은 보수적인 접근 때문에 내부 폐쇄형 시스템을 갖고 있었지만, 카카오뱅크는 오픈 API를 기반으로 개방형 금융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카카오뱅크 계정 하나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고, 외부 신규 상품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은행인 만큼 안정성에도 중점을 뒀다. 이용우 한국투자금융 전무는 "국내 최대 고객을 갖고 있는 KB국민은행의 코어 뱅킹 시스템 구축 역량을 이전받아 혁신적이며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운영상의 리스크를 365일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 대응반을 통한 상시 보안과 의사결정체계를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사업 개시 이후 생길 수 있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계획도 세웠다. 이 전무는 "유동성 위기 상황을 사전에 점검했고, 위기가 생길 경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확약을 했다"며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시중은행과 달리 지점 인력이 불필요한 만큼 전체 인력의 40%는 IT 인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콜센터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대신 주요 부서에는 전문 금융 인력과 IT 인력을 혼합 배치해 'IT를 기반으로 한 신속한 금융서비스'를 표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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