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올해도 구조조정 찬바람 불까
증권가, 올해도 구조조정 찬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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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희망퇴직 단행…대우證 M&A 여파 촉각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지난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증권가에 또다시 인력감축 찬바람이 불 조짐이다. 최근 하나금융투자가 희망퇴직 단행을 예고한 데다 KDB대우증권 매각 향배에 따라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투자가 오는 19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한다고 밝히면서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글로벌 금융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청년인턴 등을 고용해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바꾸겠다는 차원으로 부장급 직원과 차장급 이하 직원 중 근속기간 7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지난해에도 올해와 비슷한 조건으로 149명 규모로 희망퇴직이 진행됐던 만큼 올해도 150명 정도가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상반기에는 하이투자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이 진행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3월 말 지속되는 리테일 손익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162명 수준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 중 상당수가 전문영업직(계약직)을 신청해 다시 채용됐다"며 "그동안 업계에서 구조조정이 발생했을 때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리테일 부문의 실적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엠투자증권의 경우 메리츠종금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30명 정도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30명의 직원들 중 영업직을 제외하고 8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또 지난 6월말 KDB대우증권도 2년 만에 희망퇴직 실시했으며 예상보다 많은 인원인 100여명이 신청했다. 위로금은 직급, 연차에 따라 최소 19개월에서 최대 35개월치를 지급했다.

다만 올해 증권사의 구조조정은 지난해와 성격이 다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 실적악화로 판관비를 줄이기 위해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반면 올해는 실적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증권사들은 지난해 기저효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였다. 다만 올 3분기 들어서 회복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희망퇴직 단행을 발표한 하나금융투자 역시 3분기 2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20% 감소했다.

삼성증권도 3분기 당기순이익 451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분기 대비 63.8%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우증권도 당기순이익 554억원으로 53% 감소했다. 대신증권도 전분기에 비해 17.4% 감소한 4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하나금융투자의 구조조정으로 다른 증권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통상 증권업종의 구조조정이 도미노식으로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다른 증권사에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대우증권 매각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또 다른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적지 않은 대우증권 인력이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금융지주로 흘러갈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M&A 과정에서 물망에 오른 증권사 직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8일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을 입찰적격자로 선정한 바 있으며, 내달초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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