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팽배한 조선株…한진중공업이 구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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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쇼크' 여진 속 낙관적 전망 잇따라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최근 '대우조선해양 쇼크'로 조선업종 섹터를 담당하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이 한진중공업에 대한 긍정적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자산매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등 유동성 리스크가 상존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증권은 최근 '한진중공업, 나름 선전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진중공업의 7월까지 신규수주는 조선부문이 총 12억5000달러로 예상돼, 연간 목표대비 달성률 51.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자산 매각도 긍정적이라며 조선소 중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낙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진중공업은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조선소가 될 것"이라며 "또 두 번의 유상증자와 6월 마지막으로 공모사채 2500억원을 모두 상환하면서 디폴트 리스크는 사라진 상태인데다, 최근의 지속적인 자산 매각으로 차입금도 감소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지속된 노조와의 갈등이 마무리 되고 구조조정을 가장 먼저 진행된 데다, 중국 조선소 부상을 대비해 수빅에 진출해 가격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156명이었던 직원 수는 올해 6월 기준 2671명으로 1485명 감소한 상태다.

▲ 사진 = 서울파이낸스DB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올 들어 유형자산 처분공시를 가장 많이 냈다는 점에서 재정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산처분은 사업구조 재편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통상 해당 기업의 현금 부족으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자 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올 들어 4차례에 걸쳐 총 1441억원 규모의 토지 및 건물을 매각했다. 지난 16일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내 보유필지 2곳을 250억원에 엠디자산개발인천에 처분한다고 공시했으며, 또 지난달 초에는 인천시 서구 석남동 655-16 외 13필지를 재무구조 개선 차원으로 902억원 규모에 처분하기도 했다.

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이 지속적인 감소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 2012년 한진중공업은 529억14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3년에는 695억7400만원, 지난해에는 1449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또 한진중공업의 지속되는 유동성 리스크 때문에 주가 역시 상장 당시 때보다 93.57%나 급락했다.

한진중공업의 이 같은 저조한 실적과 중단기적으로 영업수익성 개선이 어둡다는 전망에 따라 연초 신용등급이 기존 BBB에서 BBB-로 강등되기도 했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지속되는 차입금 감축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대비 과중한 차입금과 이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등이 재무위험을 추세적으로 확대시켜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건설부문의 원가율 상승과 충당금설정, 특히 저가 수주에 따른 공사손실 충당금 설정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올 들어 한진중공업의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은 78.3%로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낮은 유동성을 보였다.

조선사나 건설사 등 제조기업은 실제 외상판매가 더 빈번한데, 제품을 외상 판매하면 기업의 재무제표에는 매출채권이라는 계정과목으로 기재된다. 매출채권은 원칙적으로 결제 기간이 6개월 이내이고 결제일에 전액 상환돼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장기매출채권으로 전환이 되고 또 여기서 부실이 생기게 되면 충당금으로 쌓이게 돼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통상 국내 조선사는 계약 당시에 전체 선가의 10% 가량만 받고 나머지 대부분은 선박 건조를 완료하고 나서 받는 '헤비테일' 방식인데, 이는 이러한 매출채권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날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손실이 발생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이 조선업의 실적에 대해 전반적으로 의문이 제기된 분위기"라며 "때문에 이제는 예년처럼 수주 달성 목표치로만 접근해 조선업종 투자 권고를 해 오는 방식에서 벗어나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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