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고객변심 개통철회 불가…차액 지급하면 단통법 위반"
[서울파이낸스 박진형기자] 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 3종의 출고가가 출시 2개월만에 인하되면서 기존 구매 고객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17일 갤럭시S6 엣지 모델 출고가를 10~11만원가량 인하했다.
32GB 모델의 출고가는 97만9000원에서 87만8900원으로 10만100원 인하됐다. 64GB 모델은 105만6000원에서 94만4900원으로, 128GB 모델은 118만8000원에서 107만6900원으로 각각 11만1100원 하향 조정됐다. 또 KT와 LG유플러스는 공시지원금도 2~3만원가량 높였다.
이현석 KT 디바이스 본부장 상무는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6엣지는 뛰어난 디자인에 비해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다는 고객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이에 제조사와 협의해 가격 인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6 엣지 출고가 인하 배경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아이폰6가 강세를 보인 것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플래그십 모델 이상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보다 애플의 아이폰6의 판매량이 더 높다.
앞서 SK텔레콤은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로 갤럭시S6 판매 부진이 가시화된 지난 7일 공교롭게도 아이폰6에 대한 지원금을 낮춘 바 있다.
출시 초기 갤럭시S6 엣지가 '갤럭시S6'보다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 역전돼 출고가를 인하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두 모델간 판매비율은 3:7 수준이라고 전해졌다.
이번 출고가 인하 결정에 가장 씁쓸한 사람은 이통사 예약판매를 통해 갤럭시S6 엣지를 구매한 고객이다. 당시 SK텔레콤은 5000대 한정으로 예약가입을 받았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의 예약가입자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S6 엣지 32GB 모델의 경우, 출고가 10만100원 인하뿐만 아니라 현재 공시지원금도 예약판매 때보다 최대 12만2000원 상승했다. 예약판매 당시 고객 전원에게 지급했던 '갤럭시S6 무선 충전기'(4만9000원)를 감안하더라도 최대 17만3100원 더 비싸게 주고 산 셈이다.
이 같은 고객들을 현장에서 맞상대하는 대리점, 판매점 등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출고가 인하가 장기적으로 볼 땐 긍정적이지만 소비자 항의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말기를 싸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 혜택뿐만 아니라 유통시장에도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소비자와 유통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통 14일 이내에 신청이 가능한 개통철회도 고객단순변심으로는 처리가 힘들다"며 "유통점들이 일부 이윤(리베이트)을 포기한 채 고객에게 차액을 드리려 해도 단말기유통법에 저촉돼 해결책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