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1120원 지지 속 상하방 열린 변동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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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재료 우세속 美 기준금리 등 변수 상존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원·달러 환율이 그리스의 채권단 협상안 반대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부각으로 상승했으나 '서프라이즈' 수준의 급등은 없었다. 이번주에도 유럽중앙은행(ECB)와 국제통화기금(IMF) 채무와 유로존 관계 악화에 따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의 사태 해결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일단 양 측의 협상 타결이 쉽게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1115~1120원선에서 지지력을 보이는 가운데 전고점 돌파 시도도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관련 사태가 급진전되거나 그리스발 변동성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대두될 경우 1120원선을 밑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된 상황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원 오른 1125.2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3.5원 오른 1126.5원에 마감됐다. 이날 7시 30분 역외시장에서 122.79엔에 거래됐던 엔·달러 환율은 마감시각 122.4엔에 거래됐다. 외환은행 고시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서울장 마감 직후인 오후 3시 1분 100엔당 920.19엔을 나타냈다.

지난주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5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협상안을 거부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그리스 유권자 985만명 중 61.3%는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가 지난달 25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제안한 협상안을 수용하느냐'는 질문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찬성은 38.7%에 불과했다. 그리스 총리는 '강한 반대(Big no)' 수준의 투표 결과로 유로그룹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으나, 향후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및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강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됐다.

이날 서울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25.2원에서 상승 출발해 장 초반 1126원선에 거래됐으나 오전 10시 40분을 기점으로 다소 레벨을 낮추며 오전 11시 53분 1123.3원에서 저점을 찍었다. 오후 1시 30분 이후에는 급격히 레벨을 높이면서 오후 2시 13분 1128.6원까지 상단을 높인 뒤 재차 레벨을 낮춰 1126.5원에서 마감됐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그렉시트 우려가 부각돼 유로·달러 환율이 한때 1.0968달러까지 급락했다가 1.108달러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서울 환시 장중에는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점차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오후까지 상승세를 높이다가 상승폭을 일부 반납해 마감됐다"고 분석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장 초반 그리스 우려로 환율 레벨이 높아지자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1126~7원선에서는 적극적인 매수세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장중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 초반으로 하락하자 외은지점 등 역외 추정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급격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단을 높이자 네고 물량에 재차 하락하는 등 신규 포지션의 진입 없이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장세를 보였다"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28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상승세가 확대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당장 오늘 밤 개최되는 ELA(긴급유동성지원) 한도 증액 요청에 대한 ECB(유럽중앙은행)의 결정 등 그리스 사태 협상 추이에 따라 등락할 전망이다. 협상 타결이 단기간에 가시화되기 어려운 만큼 1120원선에서 지지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그렉시트 우려로 진전될 경우 전고점(1136.6원) 상향 돌파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시중은행 딜러는 "그리스 이슈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그리스 이슈가 상존해있는 상황에서는 1120원 밑으로 당장 하락하기는 쉽지 않겠으나 그렉시트로 전개될 경우에는 연고점을 돌파하는 오버슈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날 밤 ECB집행위원회 회의에서 ELA 한도 상향이 통과되지 않고 그리스 사태가 교착상태로 흘러간다면 이번주 내로 1130원 상향돌파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이날 밤 ELA 회의를 통해 그리스의 은행권 유동성 지원이 추가로 확대되고, 그리스 자본통제가 단기적으로나마 해소될지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며 "당장 협상테이블이 마련되거나 ECB가 그리스를 배려해줄 만한 여건이 아닌 만큼 위험회피 심리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날 장중 6월 장중고점과 종가고점을 모두 다 조금씩 상회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받을 기회가 있다면 3월 기록했던 전고점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예상을 벗어나 그리스 관련 사태가 급진전될 경우 최근 안전자산 강세에 대한 되돌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한다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건형 연구원은 "ELA 상향안이 통과된다면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상승폭을 되돌릴 수 있다"며 "상해 증시가 이날 반등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면 1120원선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그리스 관련 우려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된다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며 "그렉시트 우려가 크게 부각된다면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되겠지만 국민투표 결과에도 이날 장 여파가 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추후 더 크게 부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주 후반 예정된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와 6월 FOMC 의사록 발표 등은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될 여지도 있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한 만큼 환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성윤 연구원은 "미 FOMC 의사록과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발표되는 만큼 아랫쪽보다는 윗쪽이 열려있다고 보여진다"며 "최근 추경 발표가 나온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의 추가적인 인하 시그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관측했다.

이번주 환율시장에는 6일 ECB의 ELA 관련 집행위원회 회의와 7일 유로그룹 회의, 미국 무역수지 발표, 8일 미 FOMC 의사록 발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및 수정경제전망 발표,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말 기간인 10일(현지시간)에는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경제전망 관련 클리블랜드 씨티클럽 연설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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