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기술금융, 중도 포기 안한다"
임종룡 "기술금융, 중도 포기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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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술금융 활성화는 일회성 정책이 아니다"라며 "중도에 포기하거나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중은행, 기술신용평가기관(TCB), 기술금융DB(TDB) 등 기술금융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기술금융의 현황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을 청취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금요회' 형식으로 마련됐다.

우선 간담회 주제발표를 맡은 금융연구원은 지난 4월 중순부터 한달간 실시한 기술금융 실태조사 결과, 대형 중소기업이나 성숙단계 기업 등에 비해 자금이 필요한 초기단계 기업에 대한 기술신용대출 비중이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술력 반영의 실제 효과가 미미한 기존 여신거래기업에 대한 대환, 연장 등의 비중이 높아 '무늬만 기술금융'의 우려가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여기에 평가수요 급증으로 인해 기술신용평가가 금융기관의 신뢰성을 확보할 만큼 충실하게 실시되지 못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권 관계자도 "기술금융이 녹색금융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기술금융 발전에 대한 로드맵이 제시된다면 은행의 장기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임 위원장은 "기술금융을 중도에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기술신용대출을 은행의 중소기업 여신시스템 내 항구적으로 정착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기술기반 투자 활성화를 통해 기업단계별 자금지원 체계를 구축하는데 정부와 금융권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오늘 제기된 다양한 의견들을 적극 반영하고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간의 지나친 대출 규모 경쟁은 지양돼야 하지만, 기술금융 확대를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10개월여간 약 4만여건의 기술신용대출이 실시됐으나, 이는 은행 영업점당 평균 약 6개의 대출을 취급한 수준"이라며 "국내 은행의 중기대출 잔액 대비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약 5% 수준으로, 기술신용대출의 혜택을 받은 기업이 아직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술금융 정착을 위해서는 일선 영업점의 경험이 더욱 축적돼야 하고, 기술신용평가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실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 금융에서 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기술금융이 대출 위주로 실시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의 기술력 평가에 기반한 모험자본 투자의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리스크가 높은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방식보다는 엔젤투자자 및 벤처캐피탈을 통한 기술금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TDB측 참석자는 "기술금융의 인프라로서 TDB가 그동안 금융기관 종사자에게 원스톱 기술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지만, 올해 안에 기존의 제품단위 기술정보 체계를 기업단위로 개편해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기관의 기업 심사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기술금융 실태조사 결과와 이날 논의 내용을 종합해 '기술금융 현황 및 개선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개선방안은 내달 3일 제4차 금융개혁회의 의결을 거쳐 추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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