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간 고객 쟁탈전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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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행고객 유치 직원, 인사점수 반영

출혈경쟁 야기···건전성 저해할 수 도
 
국내 은행들의 고객 뺏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타행 고객유치 우수자에게 높은 인사평점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고객에게 다양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고객유인 전략이 확산되고 있는 것.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타행고객을 뺏기 위한 은행들의 전략이 다양해 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정하고 직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직원 보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일정 신용등급(5-등급) 이상의 우량 기업고객을 유치할 경우, 이를 KPI(업적평가) 인사평점에 반영하고 있다. 또 고객의 감정료 전액을 면제해 주는 등 우량고객의 거래이전비용을 면제주고 있다. 특히 대환금액이 대출금액보다 클 경우에도 각종 면제혜택을 부여하며, 영업점장의 전결권으로 금리감면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개인고객 중 타행고객 예치금을 이동하거나 거액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유치할 경우에도 각종 인터넷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를 일정기간 면제해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각종 신상품과 은행의 수익상품 판매를 활성화하고 직원들의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며 “각종 수수료 면제혜택과 직원 인사 평점에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타행 고객을 유치한 직원들의 KPI 반영은 물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타행고객 유치 시 한국관광카드(KTC)와 Ace Point를 통한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특히 은행 영업의 주 타겟고객을 유치할 경우 개인에게는 100만원권 이상의 포상을 제공하며 영업점에는 손익을 보상하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우량 고객 일부에게도 직원과 함께하는 동반 골프 라운딩,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은행 전체 시장점유율 2% 향상을 위해 직원의 KPI 반영과 국민관광상품권을 활용, 직원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특히 영업점장과 부서장에게 직원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권한을 이양, 타행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량 고객은 한정돼 있고 은행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어 고객을 뺏고 뺏기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밖에 없다”며 “직원들의 참여가 관건인 만큼,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은행들의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은 은행의 수익을 저해하는 출혈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어 자정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각종 포상품과 특정 상품에 한정돼 있는 업적평가반영이 영업점 직원들의 업무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 포상과 업적평가, 영업적 평가와 같은 일시적인 포상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는 있지만 오히려 무리한 경쟁을 촉발, 서로 물리고 물리는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은행 전략에 따른 다양한 혜택에 앞서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을 먼저 추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동희 기자 rha11@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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