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올림픽' 세계거래소연맹 총회, 주요 의제는?
'자본시장 올림픽' 세계거래소연맹 총회, 주요 의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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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 지원 강화 등 거래소의 역할 '화두'  

▲ 한국거래소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거래소산업의 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최고의 권위와 위상을 보유한 세계 자본시장 최대 행사인 세계거래소연맹(WFE) 총회를 개최했다 (사진 = 한국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세계 자본시장 올림픽이라고 불리우는 '세계거래소연맹(WFE)' 총회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WFE는 각국 자본시장 경험 및 지식공유를 통한 회원의 공동발전을 모색하고 효율적인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한 감독당국과의 협력 및 신흥시장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 거래소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세계 60여개국 거래소의 CEO 및 임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물경제 성장을 위한 거래소의 역할 △파생상품시장 관련 경쟁·혁신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근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 거래소 역할…"실물경제 기여·中企 IPO 활성화"

올해 WFE 총회에서는 거래소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약화된 자본 조달 기능을 강화해 실물경제에 기여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그동안 자본시장에서 소외됐던 중소기업들의 시장 참여를 위해 거래소 IPO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날 '실물경제 성장을 위한 거래소 역할'이라는 주제의 패널 토론에서 데이비드 라이트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사무총장은 "거래소는 실물경제에 필요로 하는 자본을 기업들에게 조달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며 "증권거래소는 발행기관과 투자자의 수요를 낮은 비용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거래소가 중소기업들에게 위험자본을 보다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패널로 참석한 샌디 프루허 나스닥 OMX 그룹 부회장도 "거래소는 장기적으로 기업이 자본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위해 거래소는 투명하고 윤리적인 공간을 제공해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도 "거래소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기업금융인데 전 세계적으로 거래소들의 기업공개(IPO) 규모가 과거보다 감소해, 이는 거래소의 금융 역할이 약해졌음을 시사한다"며 "거래량도 하향 추세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거래소의 기능 역시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IPO 건수는 853건으로 2010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래소의 IPO 진입장벽 때문에 중소기업을 자본시장으로 제대로 유인하지 못했다는 것.

데이비드 사무총장은 "유럽 등 선진국들도 중소기업을 상장 유도하는 데에 실패했다"며 "대기업에나 맞는 획일화된 상장기준을 중소기업에게 맞추지 말고, 중소기업 만의 독자적인 IPO 절차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크로스보더 거래 활성화…"국제표준 정해야"

또 세계 각국 거래소 고위관게자들은 시장이 통합되는 크로스보더 거래(국제 결제)가 활성화되려면 일관된 룰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국 시장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등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모든 업계는 동참했다.

먼저, 샌디 프루처 나스닥OMX 그룹 부회장은 "2020년까지 국제적인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 거래소가 국제 규정을 표준화시켜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기본적 원칙을 바탕으로 경쟁하면서 해외 거래가 활성화되기 바란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우어스 뤼그제거 스위스 증권거래소 대표는 "유럽 자본시장의 지리적 차등 요소와 법적 관활권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 자본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며 "정치인들의 관심을 높이고 청산소 참여 국가를 늘리면 유럽 시장의 조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노 마사미치 일본 금융청 부청장은 "국경을 넘는 크로스보더 거래가 발생하면서 각 나라의 규제 충돌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논의가 있었지만 각국 거래소와 당국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만 불필요한 부담을 떨쳐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자본시장 활력 제고를 위해 코로케이션(Co-location) 도입 등 시장인프라 개선 여건 조성의 필요성과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사업 육성, 장외시장 관련 시스템 리스크 차단 및 신사업영역 개척 방향 모색 등을 추진과제로 내놓았다.

신 위원장도 변화하고 있는 거래소 산업의 주요 현황과 대응방향에 대해 "거래소들은 점차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공공의 이익과 상업적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규제 변화에 따라 거래소는 CCP, 거래정보저장소(TR) 등 신규 사업 분야 모색 및 초기 창업벤처기업 자금조달 활성화를 위한 전용시장 마련 등을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1961년 10월에 설립된 WFE(World Federation of Exchanges)는 세계 증권·파생상품거래소, 청산소 등 글로벌 거래소 연맹을 말한다. 이번 WFE 서울총회에서는 세계 60여개국 거래소의 CEO 및 임직원, 국제기구, 정부·규제당국, 학계·업계 전문가, 언론사 등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거래소는 WFE에 1979년 9월 21번째 정회원으로 가입했으며, WFE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지난 1994년 제34차 총회 이후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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