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證 자산운용사 인수 추진...구조조정 신호탄
부국證 자산운용사 인수 추진...구조조정 신호탄
  • 임상연
  • 승인 2003.04.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 말 와이즈에셋 지분 37% 매입… 투신영업 강화 일환
부국증권이 자산운용사를 인수, 투신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국증권은 올해 초부터 와이즈에셋자산운용과 지분 매각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이미 금융감독위원회에 지분취득 인허가 신청을 낸 상태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와이즈에셋의 지분 매각이 오는 8월 통합법(자산운용업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자산운용업계에 구조조정의 시발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전경쟁체제를 뜻하는 통합법이 시행될 경우 투신운용사에 비해 자본과 규모가 취약한 자산운용사들은 생존 자체가 힘들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6일 부국증권에 따르면 이달 말쯤 와이즈에셋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지분 취득 규모는 37%(30억원) 정도이며 취득 시기는 금감위 승인이 떨어지는 이달 25일 이후 진행될 전망이다. 부국증권이 와이즈에셋의 지분 37%을 인수할 경우 1대 주주가 돼 사실상 자산운용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이번 지분 인수는 별도의 운용사가 없는 부국증권이 오는 8월 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투신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법이 시행되면 자산운용사도 자본요건만 갖추면 수익증권 등을 취급할 수 있게 돼 증권사 판매망과 연계한 영업확충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국증권 김지완 사장은 “영업환경이 급격히 변화면서 중소형증권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와이즈에셋에 대한 투자는 영업 다각화와 투신영업 강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지분 인수로 대주주가 된다고 하더라도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운용사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부국증권은 지분 인수가 끝나는대로 6월쯤 이사회를 개최, 와이즈에셋의 투신운용사 전환을 위한 증자(20억원)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납입자본금 82억원, 수탁고 규모 521억원인 와이즈에셋은 지난 2000년 7월 설립된 후발주자지만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실적도 업계 3위를(지난해 12월 기준) 차지하는 등 우량 회사에 속한다. 최대주주는 기도산업으로 18.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영증권 대양이앤씨 삼지전자 등이 각각 12.19%의 지분을 보유, 주요주주로 등록돼 있다.

와이즈에셋 이재석 사장은 “금감위 승인이 떨어지는 이달 말쯤 지분 매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투신영업 부문에서 양사의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와이즈에셋은 양사 업무공조를 위해 오는 6월 부국증권내에 새 둥지를 틀 계획이다.

한편 이번 와이즈에셋의 지분 매각에 대해 업계에서는 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생존이 어려워진 자산운용사들이 돌파구 마련에 본격 나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는 8월 통합법이 시행되면 투신사와 자산운용사간 업종 구분이 없어져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투신사에 비해 자본 수탁고나 인지도 등 모든 면에서 취약한 자산운용사들로서는 통합법 시행이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라며 “증자 등을 계획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도 많지만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온 회사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