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QM3·말리부 디젤…'완판차'의 불편한 진실
잘 나가는 QM3·말리부 디젤…'완판차'의 불편한 진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인상'에 '출고대기'까지…소비자들 '속앓이'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말리부 디젤과 르노삼성 QM3 등 일부 신차가 수요를 맞추지 못해 판매가 중단되거나 출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량 판매 관리보다는 마케팅에 치중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한국지엠 말리부 디젤
◆ 말리부 디젤, 가격 인상 이유는 부품 배송비 탓?
한국지엠의 말리부 디젤은 2014년 모델이 연판매 목표였던 2000대를 초과해 사전계약 누적대수가 3000대를 넘어서는 등 국내 디젤 세단 열풍의 불씨를 지폈다. 이에 독일 오펠사에서 들여오는 2.0 디젤 엔진 공급에 차질이 생겨 판매가 조기 중단된 바 있다.

이후 2015년형 모델이 2일 판매되기 시작됐으나 판매가격은 △LS 디럭스 2777만원 △LT디럭스 2998만원 △LT 프리미엄 3037만원으로 2014년 모델에 비해 70만원 정도 비싸게 책정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전까지 해운편을 통해 엔진을 공급했지만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항공편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번 모델부터는 차량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4년형과 2015년형 말리부 디젤은 제원상으로는 엔진, 변속기 등이 모두 같고 타이어공기압센서(TMPS)이 추가된 정도 밖에는 별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이 지난 4월부터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하면서 비롯된 수요 예측 실패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말리부 디젤은 지난달 시동 꺼짐 현상이 발견돼 소비자의 불안 커지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조사 끝에 매연저감장치(DPF)와 엔진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의 설정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지엠은 2015년형 모델은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했으며 2014년형 모델에 대해서는 오는 5일부터 무상 수리를 시행한다고 밝혔으나 주행상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들의 불신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 QM3, '7분 완판차'→' 애물단지'…마진 낮아 다른 차종 구매 유도
한편 출시된 지 반년이 지난 르노삼성 QM3는 최근까지도 애물단지 신세다. QM3가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차종이어서 마진이 낮기 때문이다. 이에 르노삼성 영업점 사이에서도 QM3 대신 다른 차종을 구매할 것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영업점들은 "대기 시간도 길고 가격 차이도 얼마 안난다"며 QM3를 구매하러 온 고객에게 SM5 D나 QM5 등을 권하고 있다. 심지어 아예 QM3의 주문을 받지 않는 대리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르노삼성 QM3
QM3는 18.5km/ℓ 에 달하는 높은 연비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지난해 12월 사전판매량 1000대가 7분만에 매진되면서 일명 '7분 완판차'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QM3는 스페인 바야돌리드 르노 공장에서 전량을 완성차 형태로 수입, 국내 수입 물량을 가늠할 수 없어 사전 계약을 걸어놓은 고객들이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지난달까지 QM3의 수입물량 불안은 계속됐다. 르노삼성 측에 따르면 QM3의 수입량은 지난 6월 3961대였으나 지난달에는 44대에 그쳤다. 이에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도 지난 6월 8515대로 월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지난달에는 다시 4741대로 내려앉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9월에는 약 300대, 10월에는 수천대가 풀릴 예정"이라며 "QM3의 연내 수입 물량 1만5000대를 맞추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장담에도 소비자들의 불만은 늘어만 가고 있다. 지난 31일 자동차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한 A씨는 "QM3를 사려고 사전 계약을 걸어놨는데 전산상으로 내년 날짜가 뜨더라"며 "영업사원은 수당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차종에서 출고 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대로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영업점에서 QM3를 구매한 B씨는 "가장 낮은 트림인 SE를 구매하고 싶었으나 언제 수입될 지 모른다는 말에 반강제로 상위 트림을 구매했다"며 "광고는 그럴싸하게 해놓고 막상 차량을 사려는 고객에게 푸대접을 하니 황당했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자동차업계의 글로벌 공장 생산이 늘면서 수입 물량 문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말리부 디젤이나 QM3처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차종의 경우 수요가 늘어나도 이를 맞추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업체가 신차를 츨시해놓고서도 판매 관리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이를 홍보 수단에 불과하다고 여기게 되고 결국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