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터널공사 부품비 횡령' 건설업체 압수수색
檢, '터널공사 부품비 횡령' 건설업체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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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시공한 전국 곳곳의 터널공사 과정에서 하청업체들이 거액의 공사비용을 빼돌린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검찰 안팎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는 지난 17일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환기업 본사와 하청업체 1곳을 압수수색하고 공사 및 회계 관련 자료를 확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하청업체가 터널시공에 필요한 록볼트(Rock Bolt)의 단가를 부풀리거나 설계보다 적게 사용해 공사비를 더 타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록볼트는 터널 주위 암석이나 토사의 붕괴를 막기 위해 암반에 구멍을 뚫어 고정하는 주요 부품 중 하나다.

앞서 검찰은 계룡건설이 시공한 터널공사에서 이 같은 유형의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내용을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첩 받고 이달 초 계룡건설과 하청업체 한 곳을 압수수색해 수사 중이었다. 당시 허위청구로 얻은 부당이득 규모는 공사당 수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북 지역 도로건설 과정에서 터널공사에 사용한 볼트 등의 단가를 높이거나 부품 사용량을 속이는 수법 등으로 공사비를 가로챈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터널공사에서 비슷한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보고 삼성물산과 삼환기업이 시공한 함양~성산고속도로의 터널공사로 수사를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 100여곳의 터널시공 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하청업체 차원에서 공사비가 빼돌려진 것으로 보고 공사비를 빼돌린 경위와 액수,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계약내용과 달리 공사대금을 다른 곳에 유용하거나 다른 공사구간에서 부적합한 부품을 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공사대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세 곳의 시공사와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임직원의 부실감독이나 가담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도로공사 출신 임직원이 건설사로 자리를 옮겨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범행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검찰은 "범죄 혐의는 하청업체에 관한 것으로, 범행방식은 거의 똑같다"며 "삼성물산과 삼환기업, 계룡건설 등은 하청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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