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살리기' 전방위 지원…이통사 태도변화 기류
'팬택 살리기' 전방위 지원…이통사 태도변화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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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택 협력사들로 구성된 '팬택 협력사 협의회'가 17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팬택 회생방안 적극 동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철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팬택과 그 협력사들이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줄도산 위기에 처한 협력사들은 이통사에 '팬택 구하기'를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팬택 역시 어려운 상황에도 핸드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며 회사운영의 건재함을 알렸다. 이런 가운데 '출자전환' 대신 '상환유예'를 택한 팬택의 제안이 완강했던 이통사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팬택·협력사, 불태우는 회생의지 
 
팬택 협력사 협의회는 17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미 이달부터 협력사들의 전직원들은 무급휴가 중이고, 고정비로 인해 일부 업체는 도산절차에 들어갔다"며 "이번주까지 결론이 내려지지 않으면 다음주 돌아오는 금융권 부채상환 때문에 많은 협력업체들이 줄도산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1등 기업 SK텔레콤도 팬택의 회생방안에 적극 동참하길 호소한다"며 "2004년 SK가 소버린사태로 경영권분쟁의 위기에 있을 때 당시 팬택앤큐리텔 이사회가 1000억원의 우호지분을 사며 백기사역할을 했던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협의회는 팬택 회생에 동참하기 위해 팬택에게 받아야할 대금 중 일부를 깎아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들은 "협의회는 팬택에게 받을 약 2000억원의 매출채권 중 10~30%를 탕감하겠다는 결의를 했다"며 "550개 협력사의 8만 종사자, 30여만명의 직계가족이 길거리에 내몰리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팬택도 의미있는 움직임으로 회생 의지를 보였다. 팬택은 이날 출시한지 일년이 훌쩍 넘은 '베가 아이언'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젤리빈'에서 최신 버전 '킷캣'으로 업그레이드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서비스는 현재 회사의 사정을 감안했을 때 다소 이례적 행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소비자들도 "힘든 와중에 이같은 업데이트가 진행될지 몰랐다"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현재 사용자들이 항상 최신 스마트폰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사후지원 서비스와 팬택 서비스센터 등을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를 위해 고객지원 서비스는 회사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통사, '상환유예' 제안엔 긍정 검토
 
평행선만을 달리던 팬택 채권단과 이통3사의 간극도 좁혀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이통사들은 팬택이 진 빚을 주식으로 대신 받아달라는 채권단의 출자전환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출자전환해 주요주주가 되면 팬택의 경영사정이 악화될 때 마다 도움을 줘야하는 족쇄가 채워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하지만 팬택이 직접 나서 출자전환 대신 채무 상환을 2년간 미뤄달라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통3사는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입을 닫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이전보다 한단계 누그러진 반응을 보이며 상한유예안을 밀도있게 검토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전의 출자전환 제안은 채권단이 본인들의 책임을 이통사로 떠넘긴다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하지만 채무 상환 유예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이통사들이 상환유예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후 채권단 역시 회의를 열고 각사의 동의를 거치는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소요된다. 업계는 팬택이 280억원 규모의 채권을 상환해야하는 오는 25일이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바람대로 이번주 내로 결론이 나긴 힘들 것 같다"면서 "이통사는 이사회에게, 채권단도 각 기업들에게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25일까지는 결정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 팬택 LTE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현황. 사진=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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