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 입찰담합' 10개 건설기업 적발
'제비뽑기 입찰담합' 10개 건설기업 적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개 대형건설사 포함…부당이득 3천억원 달해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국내 7개 대형건설사를 포함, 10개 건설기업이 한국가스공사 주배관공사 입찰을 답합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제비뽑기'로 2조원이 넘는 공사금액을 나눠먹은 혐의를 받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29개 주배관공사의 입찰담합을 주도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 10개 건설기업 대표 등 30여명을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2009년 5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주배관공사 입찰에서 공사구간을 나누고 낙찰회사를 미리 정하는 수법으로 입찰가를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배관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송하는 관로로, 가스공사가 대도시까지 주배관을 설치하면 지역 사업자들이 주배관부터 각 가정에 이르는 가스관을 연결한다. 이번 발주공사는 경기 평택시, 김포시, 안양시, 군포시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 걸쳐 있었다.

이 가운데 주요 7개 대형건설사들이 공사 수주액이 1·2차를 포함해 총 2조1000억원에 달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모임을 갖고 담합 입찰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9개 주배관공사 입찰에서 서로 경쟁을 피하려고 공사구간을 분할해 입찰하거나 들러리 담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이번에 적발된 7개 건설사를 포함한 22개 건설기업 영업팀장이 2~3차례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동전에 플러스펜으로 1~22까지 표시한 뒤 제비뽑기로 앞 순번을 뽑은 업체가 공구를 선점하는 방식으로 구간을 나눴다. 그 결과 통상 70%인 낙찰률을 83%까지 높였으며 정상 입·낙찰가대비 2921억원 상당의 국고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제보로 4월 수사가 시작되자 담합을 주도한 업체 7곳 중 2곳이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진 신고를 했다"며 "수사 중인 10개 업체 외의 나머지 12개 업체도 가스공사에서 담합 여부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