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금투업계 신시장·상품 '신통찮네'…뒷심 부족
정부 주도 금투업계 신시장·상품 '신통찮네'…뒷심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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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펀드·코넥스·금시장 등 반짝인기 후 시들…"후속조치 절실"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추진된 금융투자업계 신시장과 신상품이 신통치 않다는 평가다. 처음에는 투자자나 업계가 관심을 보였으나 향후 추가적인 대책 등 뒷심이 부족해지면 투자자가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에는 제3의 장내시장인 코넥스가 개장했으며, 지난달 24일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규 금 현물시장인 KRX금시장이 오픈했다. 국내 최초의 펀드 슈퍼마켓인 펀드온라인코리아도 지난 24일 영업을 개시했다.

신상품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3월 정부가 18년 만에 재산형성상품을 부활하면서 그 일환으로 재형펀드가 출시됐다. 지난달 17일에는 재형펀드보다 혜택이 많은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가 허용됐으며, 같은 날 허용된 하이일드채원펀드도 공모주 우선배정이 시행되는 다음달 1일을 앞뒤로 본격적인 상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책적으로 등장한 시장이거나 상품이다. 창조경제와 서민재산형성 등 정책 목표를 위해 추진됐다. 실적난에 빠진 금융투자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도 담겨있다.

하지만 이같은 취지와 목표에도 불구 이들 시장이나 상품은 출시 초반에는 기대를 모으는 듯 했으나 그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업계에 큰 도움이 못될뿐더러 정책목표 달성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개장한지 얼마안 된 펀드온라인코리아는 평가가 아직 이르다. 하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그렇다. 우선, 코넥스시장은 개설 직후인 지난해 7~8월 두 달 동안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4억7771만원이었으나 그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이 1억원을 밑돌면서 거래가 극히 부진하다.

KRX금시장도 개장 직후 일평균 10kg 수준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개장 후 1달 동안 3.6kg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재형펀드는 출시 초기부터 인기가 없었고, 하이일드채권펀드도 상품이 허가된 지난달 17일부터 현재까지 공모주 펀드 1개를 포함해 6개 상품에 불과하다. 다음달 1월 전후로 10여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마나 소장펀드가 지난 15일 기준 출시 1달 만에 15만8451좌, 판매금액 243억6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하지만 가입액은 40%(최대 240만원)를 공제해주는 절세효과를 감안할때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신시장이나 상품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는 것과 관련, 추가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시장이나 상품은 투자자의 니즈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어붙인 성격이 짙어 후속조치가 필수적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가장 먼저 나온 재형펀드 등 재형상품은 추가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가입을 해지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금시장이나 소장펀드는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출시된 지 오래 지나지 않은 만큼 더 지켜보고 추가대책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코넥스의 경우 지난 15일 금융위원회가 상장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추가적인 대책이 나왔지만 거래 활성화 부문은 포함되지 않아 거래량이 크게 늘어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넥스나 금시장 모두 개장 이전부터 거래부진에 대한 우려가 뻔히 보이는 상황인데 정부는 일단 결과를 기다리고 그 후에 활성화 대책 수립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정부의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재형상품은 정부의 추가적 대책이 없어 실패한 상품이 됐고 소장펀드는 그나마 유지되는 중"이라며 "소장펀드마저 실패할 경우 정부의 서민재산 형성정책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는 만큼 소장펀드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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