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美 테이퍼링,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마켓워치] 美 테이퍼링,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 윤동 채선희 고은빛 기자
  • dong@seoulfn.com
  • 승인 2013.12.19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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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동 채선희 고은빛기자]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단행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들이 테이퍼링 우려를 선반영해 내성이 생겼다며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환율 상승 제한적, 1050원 하회 가능성도"

18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이사회는 지난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양적완화 규모를 기존 850억달러에서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는데 합의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두는 초저금리 기조는 이어가기로 했다.

19일 연준의 테이퍼링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주요 통화가치는 달러화 대비 급락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104엔대를 상향 돌파하고 유로 달러 환율은 1.36달러대로 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오전 10시49분 현재 환율은 전날보다 4.85원 오른 1056.15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것과 달리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간 테이퍼링 이슈가 선반영된데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참가자들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화는 상승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상단에서의 대기 매물 부담과 글로벌 증시의 지지력 등으로 달러 반등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테이퍼링이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는 수준인데다,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 제거로 대기하고 있던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대거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전 연구원은 "매물 소화로 환율이 1050원대를 하회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며 "원·달러 환율의 지루한 흐름을 깨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채권 "금리 급등은 없다"…증시 "장기적으로는 부담"

채권시장에서도 테이퍼링의 영향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금리 급등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이날 채권시장은 양적완화 축소로 미국채금리가 오른 영향을 받아 약보합으로 출발했지만 우려감이 진정되면서 반등했다.

오전 10시5분 현재 3년 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5틱 상승한 105.63을 기록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17틱 상승한 111.37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 된데다, 예상보다 축소규모가 작기 때문에 금리 급등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100억달러 규모 테이퍼링은 지난 6월 예상했던 200~250억달러 규모보다 축소된 것"이라며 "차기 옐런 의장이 경제 전망치 조정을 할 수도 있지만 미국채 상승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주식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문제점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당장은 불확실성 해소와 적정 금리 수준 유지로 인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상승과 함꼐 아시아권 증시 동반 부진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2.09포인트(0.61%) 상승한 1986.72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도 유가증권시장에서 547억원 순매수하는 등 이탈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은 이미 예견된 사건으로 영향이 크지 않고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해소된 것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한목소리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엔달러환율이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엔화 약세 기조가 빨라지면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증시보다 일본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시장은 경상수진 흑자와 물가 및 환율 안정으로 위험부담이 크지 않지만 아시아권이 테이퍼링으로 흔들릴 경우 한국도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성 해소는 단기 이슈이고 테이퍼링 실시로 인한 우려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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