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직원 氣살리기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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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익 급감…사기 저하 우려
임직원 독려·스킨십 경영 일환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힘쓰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로 올 상반기 순익이 급감한 가운데 순익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질 것을 우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5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1회씩 사내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를 통해 한동우 회장은 직장 선배 또는 인생 선배로서 직원들에게 조언하고 현장의 목소리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평소 계열사의 효율적이고 자율적인 경영을 위해 한동우 회장 본인이 나서는 일은 자제해왔으나 최근 경영환경 악화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찬에 참석하는 직원들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5월 1차 오찬에서는 워킹맘을 포함한 기혼자들이 참석했으며 6월 2차 오찬에서는 신입직원 및 미혼자들이 오찬에 참석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지난 8월부터 매달 고객만족(CS) 우수영업점을 찾아가 직원들을 격려하는 '행복한 아침밥상(賞)'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진원 행장은 신한은행 종로3가지점을 방문해 상반기 고객응대에 최선을 다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준비한 샌드위치와 과일 등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서 행장뿐만 아니라 10명의 임원들도 1명씩 총 10개 지점을 방문했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외부 약속이 없는 날이면 서울 여의도 본점 14층 구내식당을 찾는다. 이곳에서 직원들과 똑같이 줄을 서서 배식을 받고 같은 자리에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처음 구내식당에서 행장님을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익숙한 모습이 됐다"며 "행장님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던 직원들도 이제는 편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1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NH농협은행도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신충식 NH농협은행장은 올해 사업 마무리 100일을 앞둔 지난달 23일 전국 1185개 영업점에 격려편지와 함께 치킨을 전달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연말까지 매달 2회 영업점을 방문, 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 CEO들이 일선 영업점뿐만 아니라 본점 직원들을 격려하고 나선 것은 올 상반기 금융권 전반의 수익성 악화에 이에 따른 사기저하를 막기 위해서다. 또한 올 3분기 경영실적이 2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내부 판단이 더해지면서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지주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31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3%(3조8201억원) 급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경우 CEO 교체로 인한 스킨십 차원에서 영업점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최근 실적 악화로 대부분의 은행장들이 현장 방문에 더욱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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