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강덕수 회장 사퇴 추진은 채권단 월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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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 경영에 부정적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STX그룹이 STX조선해양 채권단의 '대표이사 신규 선임 추진' 방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나섰다.

STX그룹은 3일 입장 자료를 내고 "이번 대표이사 신규 선임 추진은 채권단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채권단의 월권행위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채권단 차원에서 최근 강덕수 STX그룹 회장에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사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STX조선의 원활한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해 전문성과 추진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STX그룹은 "자율협약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회생과정으로, 회사의 경영권 행사가 유지돼야 한다"며 "이는 기존 경영진의 보호 차원이 아니라 원활한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채권단은 기존 경영진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도 없이 자율협약 체결시 관례로 제출한 불평등 확약서를 바탕으로 기존 경영진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을 압박하는 보도자료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자율협약 체결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조치는 자율협약시 채권단의 일방통행식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폐해를 보여줬다"며 "향후 자율협약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타 기업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STX그룹은 그간 경영진이 채권단의 무리한 요구에도 성공적 기업회생을 위해 모든 걸 양보해왔다고 강조했다.

STX그룹은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 이후 STX그룹은 채권단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했다"며 "무리한 요구도 있었지만, 그룹의 경영실패로 채권단 및 국가경제에 큰 피해를 준 만큼 모든 것을 양보하고 채권단의 요구에 성실히 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STX그룹은 회사 경영을 외부인에게 맡기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STX그룹은 "STX조선해양의 성공적 회생을 위해서는 회사 사정과 세계 조선업 동향에 밝고 폭넓은 대외네트워크를 보유한 경영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외부 경영자는 단순 관리인에 머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회사를 살릴 동기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STX그룹은 부품-엔진-선박건조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조선해양 단일 회사뿐만 아니라 관계회사를 총괄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만 성공적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물어야 하겠지만, 과거의 경영성과는 완전히 무시하고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만을 물어 경영권을 앗아가는 것은 부당하다"며 "맨손으로 시작해 재계 10위권 기업을 일궈낸 강덕수 회장의 경영 노하우는 우리 사회가 보전해야 할 중요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오너 경영인으로 성장한 강덕수 회장에 대해 재평가하고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기업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주장이다.

STX그룹은 "채권단은 지금이라도 기업의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그리고 자율협약 취지에 맞는 바람직한 경영권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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