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회사채 최초 발행 4곳 불과…자금 경색 우려
올들어 회사채 최초 발행 4곳 불과…자금 경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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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변동성 확대에 조선·해운업황 부진 '겹악재'

[서울파이낸스 한수연기자]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올 들어 회사채 최초 발행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원화표시 공모 회사채 발행 기업은 4곳에 불과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원화표시 공모 회사채를 처음 발행한 기업은 총 4곳에 그쳤다. 케이티텔레캅(300억 원)과 하남에너지서비스(800억 원)가 지난 1월과 2월 각각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 하나대투증권이 표면금리 4.15%로 1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달 초에는 희성금속이 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표면금리 3.30%에 발행했다. 이로써 올 상반기 국내 회사채 시장의 최초 발행 규모는 기업 수로는 4개사, 액수로는 23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크게 위축된 수준이다. 작년 1∼7월까지 회사채 최초발행 추이를 살펴보면 롯데물산(3000억 원), 영원무역(500억 원), 엘지엔시스(500억 원) 등 5개사가 총 7900억 원의 회사채를 새로 발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회사채 최초 발행은 더 활발했다. 농협금융지주가 5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굵직한 발행이 잇따르면서 이 기간 발행 규모는 6개사, 총 9350억 원 규모에 달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최초 발행이 급감한 주된 요인으로는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발행 여건 악화가 가장 먼저 꼽힌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에 금리는 가파른 하향 추세를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 기준 금리는 작년 3월 최고 3.64%에서 10월에는 연 2.71%까지 급락했던 바 있다.

'웅진사태' 역시 투자자의 불신을 키운 부분이다. 당시 A-등급이었던 웅진홀딩스가 극동건설과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우량 회사에만 부여되던 A등급의 재무 건전성마저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확산한 것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웅진사태 이후 올해 GS건설의 적자, STX그룹 핵심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법정관리까지 악재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뿐만 아니라 주관사, 발행사, 신용평가사까지 모두 몸을 사리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조선·해운·건설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유동성 악화로 번지면서 관련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이러한 우려는 회사채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회사채 시장 양극화 심화와 자금 경색까지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시작된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금리가 상승하게 된다면 향후 회사채 시장은 더 경색돼 자금 조달의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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