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이드] 한화·SK '통 큰' 정규직 전환, 불편한 진실?
[재계인사이드] 한화·SK '통 큰' 정규직 전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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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재벌기업들의 계약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이 잇따르고 있다. 그 취지에 대한 공감과 함께 환영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없지 않다. 해당 재벌기업들이 대부분 총수가 법적인 문제에 처해 있거나 소송에 휘말려 있는 등의 상황때문에 동기 자체가 '총수 살리기'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다른 재벌들은 이같은 일부 재벌들의 '통 큰' 정규직 전환을 바라보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호응 등을 감안할 때 '강 건너 불보듯' 할 수만은 없는게 이들의 처지다. 이에, 언제 어느 재벌이 또, 어떤 규모의 정규직 전환을 선언하고 나설지가 요즘 재계를 바라보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SK그룹은 30일 그야말로 '통 큰' 고용정책을 발표했다. 올해안에 계약직 사원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 SK그룹 먼저 SK텔레콤과 SK플래닛의 자회사에서 자동응답시스템 등을 통한 고객 상담이나 고객 불만 접수, 전화 영업 등을 하는 직원 4천3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들 직원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서비스에이스, 서비스탑 등과 SK플래닛의 자회사인 엠앤서비스 등에서 주로 근무한다. 나머지 1천500명은 SK네트웍스, SK건설, SK증권 등의 고객 상담직이다.

SK그룹은 특히 다른 계열사의 계약직도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 현재 12%인 계약직 비율을 2015까지 3%선으로 대폭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계약직의 정규직화는 산업계의 오랜 숙원인 동시에 경제민주화를 표방한 박근혜 정부의 고용정책방향과 부합된다. 그런데조, 환영 분위기와 함께 따가운 눈총을 동시에 받는 이유는 뭘까.

그룹 회장이 구속 중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호민 SK텔레콤 인사팀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전격적으로 결정했다."고 정규직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과연 그게 전부일까?

앞서, 지난 1월에는 한화가, 3월에는 이마트가 각각 2천 명,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세 기업 모두 총수의 재판 과정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의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SK 최태원 회장은 횡령 혐의로 지난 1월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한화 김승연 회장도 지병때문에 '구속집행정지' 상태이긴 하지만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이 재벌 총수의 구명이나 위법적인 혐의들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사정이 이랗다 보니, 재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경제민주화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때보다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 다른 대기업들의 선택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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