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둔화에도 물가 걱정…왜?
한은, 경기둔화에도 물가 걱정…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 금통위 금리동결 배경…전문가들 "금리 인하해야"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은행이 안팎의 금리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4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모두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추후 물가 상승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가안정보다 당장 경기둔화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생산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4% 하락했다. 6개월 연속 하락세인 가운데 지난 2009년 10월(3.1%) 이후 3년5개월만에 최대 낙폭 수준이다. 이는 국제유가 및 환율 하락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가는 2월평균 111.1달러(배럴당)에 거래됐으나 3월에는 평균 105.56달러에 거래되며 전월대비 5.0% 하락했다.

이에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도 전월대비 0.8% 하락 전환했다. 한국은행 금리 결정의 기준이 되는 소비자물가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3% 상승하는 데 그치며 지난해 11월 1.6%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은은 "올해 하반기 국내 소비자물가가 3%대로 급등할 수 있다"며 4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이 이같은 판단을 내린 데에는 국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물가 상승률이 심상치 않다는 이유다. 한은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물가가 1%포인트 오르면 국내 물가는 0.08%포인트 상승한다.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1% 상승하는데 그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생산자물가 또한 전년동월대비 1.9% 하락하면서 물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특히 돈육 등 식품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며 "최근 중국은 신종조류독감(AI) 등으로 식품 가격의 수요가 하락하면서 적어도 올 3분기까지는 물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물가안정보다 당장 경기둔화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전일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국제금융학회 주최로 서울YWCA에서 열린 '글로벌 양적완화와 환율전쟁'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일제히 한은의 금리 동결을 비판하고 시급히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중앙은행은 경제 상황에 맞게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경제 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 한은이 물가상승 우려를 이유로 금리를 동결한 것을 비판했다.

성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물가인상을 근거로 들었지만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6개월째 하락 상태고 소비자물가지수도 1%대에 머물고 있다"며 "현재 7개월째 0%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상황에서 물가 때문에 통화정책을 쓰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도 "한은이 중국발(發) 인플레이션에 기인한 물가상승을 우려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은 금리 동결을 위한 변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은은 경제전망에 대해서도 소비와 투자, 수출 모두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현실하고 맞는지 의문스럽다"며 "지표를 보고 제대로 분석한 건지 경제 참가자들에 희망을 주기 위해 얘기하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