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저축銀+신용카드'
실패로 끝난 '저축銀+신용카드'
  • 김성욱
  • 승인 2005.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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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수수료 수익 기대 이하로 포기
특성 살린 서비스 개발 부재 문제지적

상호저축은행업계가 수수료 수입 등의 목적으로 시작한 신용카드 발급 업무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001년 금융결제원망에 가입함에 따라 신용카드업 진출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단독 진출이 불가능함에 따라 전업카드사와 제휴를 맺으면서 신용카드 발급에 나섰다.
그러나 제휴카드 발급에 따른 수익기반 확보가 실질적으로 어렵고, 또 이에 따른 효과도 기대 이하로 나타나 카드발급을 포기하고 있다.

1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가 LG카드와 맺은 업무제휴 기간 만료시점이 도래하고 있으나 업무제휴를 연장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002년 8월 LG카드와 업무제휴를 맺고, 개별 저축은행에서 ‘저축은행-LG 2030카드’ 발급에 나섰다. 또한 저축은행중앙회와 별개로 프라임저축은행과 현대스위저축은행은 2001년 개별적으로 각각 현대카드, 국민카드와 제휴를 맺고 제휴카드 발급에 나섰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카드발급에 나선 것은 금융결제원망에 가입함에 따라 저축은행 구좌에서도 자동이체를 통해 카드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됐기 때문. 또한 당시 카드사들도 일명 길거리 모집이 중단되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한 회원 모집 필요성이 대두되는 등 서로의 입장이 맞아 떨어졌다.

특히 저축은행은 카드 발급에 따른 수수료, 또 카드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을 수 있어 기존 예대업무 외의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러한 기대감에 일부 저축은행은 신용카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까지 별도로 두기까지 했다.

하지만 현재 발급실적을 보면 극히 미비한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가 공동으로 발급한 LG카드의 경우는 지금까지 6만여매 정도가 발급돼 생색은 냈지만, 프라임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발행실적은 채 1천매도 되지 않고 있다. 이 또한 제휴 초기에 발급된 실적이며, 최근에는 신규 발급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또한 프라임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계약 만료시점이 되어서도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두 종류의 수수료가 있지만, 발급받은 고객의 사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발급 수수료가 전부”라며 “카드 발급 대행 역할만 한다면 실질적으로 돈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의 관계자도 “저축은행에서 발급신청을 하는 고객은 이미 주력 카드가 있는 중상위층 고객이거나, 카드 사용을 하지 않는 서민층 등 카드랑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따라서 결제구좌를 통한 고객 유치가 어렵다는 점에서 저축은행의 카드사업은 사실상 실패했고, 또 재개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카드사업 실패의 이유는 마땅한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수수료 수익의 기대 이하, 카드업계의 위기 등의 이유를 꼽고 있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저축은행 고객을 유인할만한 서비스의 부재에 있다. 현금카드 기능 외에는 저축은행만이 제공할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고객의 사용을 유도할 수 없었다.

한편, 이처럼 저축은행 카드사업이 사실상 실패했음에도 불구, 동부저축은행은 지난해 삼성카드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현재 1천매 정도 발급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동부저축은행 역시 현실적인 서비스 지원 한계로 카드 확대에 애로를 겪고 있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급여이체 등 결제구좌를 갖고 있어야만 카드사업에 따른 효과가 있는데, 우리 고객층은 주로 고령층으로 이러한 서비스에 한계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은행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서비스로 소매금융으로써 고객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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