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 메가뱅크 시나리오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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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모두 입장 선회…노조 반발 등 변수 여전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합병(M&A)하는 형태의 메가뱅크 출현 시나리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KB금융 경영진에 이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양사의 M&A 가능성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나타낸 것. 하지만 외국인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직원 반발 등 양사의 M&A가 현실화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면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지난주 박병권 노조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직원들이 모두 찬성한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날 KB금융은 적극 진화에 나섰다. KB금융 측은 "(민 행장이)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것을 전제로 '모두가 찬성하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느냐' 식의 의견을 물어본 수준이지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 행장의 발언은 우리금융 M&A에 관심없다던 기존 입장과는 상반되는 만큼 우리금융 인수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정부 지분을 단 한 주라도 남겨둬서는 안된다"는 전제 아래 의수전 참여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그간 민영화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거들었다. 이 회장은 이날 지주 금융교육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과 KB금융이 합병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우리금융 매각 방안에는 분명히 인수뿐 아니라 합병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양사 경영진의 전향적인 태도에는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엔 반드시 민영화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한 정부의 눈에는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KB금융이 1순위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만약 KB가 우리금융 인수에 성공할 경우 총자산 80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금융지주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KB금융지주 자산은 369조3000억원, 우리금융지주 자산은 403조2000억원이다.

다만 KB와 우리금융의 합병이 현실화되기 까지 넘어야할 산도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 지분' 문제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새롭게 탄생하는 합병 금융지주 지분 일부를 정부가 소유하는 구조가 되는데 KB금융 경영진은 이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노조의 반발도 걸림돌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최근 조합원들을 상대로 합병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90% 이상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우리금융 입찰을 진행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내달 27일 우리금융 예비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뒤 8월 중 쇼트리스트 선정을 거쳐 10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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