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총시즌 개막…배당성향 들여다보니
보험사 주총시즌 개막…배당성향 들여다보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교보생명 등 배당성향 전년比 상승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보험업계 주총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상당수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에도 불구 '배당금 퍼주기'에 여념이 없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주총시즌 첫 스타트를 끊은 교보생명은 전년대비 66% 오른 주당 5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9.6%에서 18.8%로 2배 가량 올랐다. 이날 흥국생명도 주당 1750원으로 총 238억원을 배당키로 했다. 배당성향은 28.1%이다.

5일 주총을 연 삼성생명은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확정, 총 3940억원을 배당키로 했다. 배당성향은 41.8%로 전 회계연도(20%)보다 22%p 뛰어올랐다. 같은 날 삼성화재는 지난해와 같은 주당 3750원으로 총 1749억1554만원을 배당했으나, 배당성향은 전년대비 4%p 내려간 22%를 기록했다.

또 7일 현대해상은 주당 1350원, 총 1085억원을 배당했다. 다만 배당성향은 전 회계연도 35%에서 27.2%로 8%p 정도 떨어졌다.
 
보험사 오너들의 수백억 배당금도 눈에 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830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으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346억원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141억원을, 정몽윤 회장 일가는 265억원을 받게 됐다.

이같은 고배당 행렬은 여타 증권사들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 LIG손보, 한화손보, 흥국화재, 메리츠, 롯데손보, 코리안리 등은 오는 13일 주총을 열고 배당금을 확정한다. 이날 동부화재는 주당 배당금을 33.3% 증가한 1200원으로 결정, 총 759억5800만원을 배당한다. 배당성향은 전년(20%)대비 18.8%로 소폭 내려간다.

같은 날 LIG손보는 주당 800원으로 총 141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은 36%에서 19.8%로 낮아진다. 또 메리츠화재는 주당 550원으로 총 531억8111만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가 220억원을, 구자원 명예회장 일가는 110억원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식회사는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면 안된다"며 "그러나 금감원의 배당 자제가 있었던 만큼 배당성향은 낮추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다른 관계자는 "보험사의 이익은 고객이 낸 보험료인 만큼 고객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게 맞다"며 "보험사는 주식회사이기 이전에 공적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그 의무를 다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고배당 행렬이 지속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기획담당 임원들을 불러 고배당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RBC비율도 권고수준만 넘으면 되고, 법적으로 배당을 자제시킬 수도 없다"면서도 "주총시즌이 도래한 만큼 건전성 점검 차원에서 배당성향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현재 95%인 RBC비율 신뢰수준을 내년 99%로 상향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RBC비율이 하락해 100% 밑으로 떨어지면 적기시정 조치에 들어가 배당을 간접적으로 자제시키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