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사, 내년 중점과제는?
4대 금융지주사, 내년 중점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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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민영화, M&A, 리스크관리 등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서미선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밝힌 내년 경영전략은 자산 클린화·리스크 관리 강화·체질개선 등 이른바 '정중동(靜中動)'으로 대동소이하다.

글로벌 금융불안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한 영업환경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각 금융사별로 새 수익원 발굴, 비은행 인수합병(M&A) 등 상이한 도전 과제들도 행간에서 읽힌다.

◇KB금융, M&A로 '체질개선'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방을 빼고 근육을 키워야 한다"며 체질개선 작업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어 회장은 최근 그룹 3주년 기념식에서 "그룹의 투입 인건비 대비 총영업이익의 배수(HR ROI)가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1인당 당기순익도 경쟁사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는 KB금융이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효율성이나 수익성은 떨어진다는 평가에 기인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KB금융의 영업이익(2조1560억원)을 인건비(8655억원)로 나눈 HR ROI는 2.49로, 신한금융(3.11), 하나금융(2.99), 우리금융(2.64) 등보다 낮다.

지주사 총수익에서 은행 부문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KB금융이 안고 있는 약점이다. KB금융의 상반기 비은행 이익 비중은 7.9%에 불과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았다.  

이와함께 자사주 매각 등에 따른 자본 효율화가 절실한 상황까지 겹치면서 KB금융의 내년 중점과제로 비은행 M&A가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금융, 자산클린화·민영화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2012년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내년에는 그룹차원에서 실행하고 있는 자산클린화를 완성시켜 그룹의 무수익여신을 최소화하고,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자산클린화를 강조한 것은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취약한 자산건전성 지표 때문이다.

부실자산비율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9월말 기준)은 우리은행이 2.2%로 하나은행(1.15%)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연체율도 1.34%로 1% 미만인 다른 은행들보다 높다.

자산건전성이 나쁘다 보니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도 가장 낮다. 총자산은 372조4000억원으로 금융권 최고지만,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의 ROA(9월 말 기준)은 0.8%로 신한금융(1.29%), KB금융(1.07%), 하나금융(0.89%)에 뒤졌다.

자산클린화 뿐만 아니라 민영화 역시 이 회장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앞서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2001년 우리금융 지분을 취득한 이후 수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좌초된 바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내년 정권 말기에 들어서는 만큼 민영화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한지주, '리딩컴퍼니 수성' 목표 

올해 '신한사태'라는 내홍을 겪은 신한금융지주는 수익성 악화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신한지주는 올해 사상최대 이익을 달성함과 동시에 금융권 최초로 당기순이익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물론 카드·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신한지주에서 카드·보험·증권·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자산은 20% 수준이지만 순이익 비중은 45%에 달한다.

이에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내년에도 '순익 1위'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안정적인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PF 등 불안요인에 대비한 리스크관리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것.

아울러 국내 '리딩컴퍼니'의 입지를 앞세워 매트릭스 도입에 따른 조직안정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원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한은 대출성장이 양호하고 순이자마진(NIM)과 신용비용(크레디트 코스트)관리가 우수하다"며 "해외시장 개척과 비은행 부문 보강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 성공적 외환銀 인수 '과제' 

현재 자산규모로만 따지만 하나금융지주(224조원)는 300조원 이상인 다른 금융지주사들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 3분기 순이익 면에서도 하나금융은 2053억원을 기록해 기업은행(4103억원)보다도 적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내년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업계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은 타 금융지주사에 비해 규모가 작고 유상증자로 인해 올해 ROE가 9%대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ROE는 11.9%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하나금융은 가계금융과 PB, 자산관리 부문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과  외국환, 수출입금융 등 외환은행의 강점을 살릴 경우 눈에 띄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적 인수'에는 '조직 안정'이라는 전제가 따라 붙는다. '하나은행-외환은행' 두 조직간 갈등에 따른 누수를 최소화 하고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는 얘기다.

김승유 하나금융회장도 최근 론스타와의 지분매매계약을 마무리하면서 "외환은행 직원들을 포함해 모든 것을 껴안고 가겠다. 외환은행 직원과 노조의 의견도 충분히 알고 있다"며 통합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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