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韓 파생상품시장…투기판 '전락'
'세계 1위' 韓 파생상품시장…투기판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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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손해액 1143억원…대기업 회장도 수천억 손실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선물시장에서 막대한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험회피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이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거대한 '투기판'이 됐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장내파생 상품 거래액은 1경4000조원으로 세계 1위에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총 거래대금인 1908조원의 7.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37억5000만건으로 전 세계 거래량의 16.8%를 차지해 2위인 독일의 파생상품 거래량(18억9000만건)에 거의 두 배에 육박했다.

장내 파생상품 시장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2.3%로 외국인(31.5%)보다 높고 기관 (32.3%)과 비슷하다. 개인이 파생상품 시장에 많이 참가하는 이유는 위험 회피라는 본래의 목적보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개인은 외국인이나 기관보다 전문성이나 정보가 부족하고 자금도 제한돼 있어 대부분 손해를 본다는 데 있다. 개인은 주요 선물시장 중 하나인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올해 초에서 11월18일까지 기간동안 1143억원 손해를 봐 가장 많이 잃은 거래주체가 됐다.

전문가들도 개인의 파생상품 투자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식은 최악의 경우 원금만 잃을 뿐이지만 파생상품은 한 번 잘못하면 원금의 수배에서 수십 배에 이르는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로또를 사듯이 방향성만 보고 극단적으로 투자를 하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하다"며 "개인은 시장의 방향성을 읽기 어렵기 때문에 한 두 번은 몰라도 여러번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선물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급정보를 얻기 쉬운 대기업 회장도 손실을 보는 마당에 개인투자자들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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