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미러링어카운트', 증권가 특허전쟁 불지피나
삼성證 '미러링어카운트', 증권가 특허전쟁 불지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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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지수상회, 특허없는 증권사 입맛만
"FTA 등 시장개방 앞두고 특허 개발 시급"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삼성증권의 특허상품인 '미러링어카운트'가 높은 수익을 거두는 가운데 국내 증권가의 특허개발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0.60포인트(1.11%) 오른 1876.67에 장을 마쳤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여파가 전해진 뒤 첫 코스피 개장일인 지난 8월8일 종가 1869.45와 비교한다면 0.7% 가량 오른 것이다.

이 기간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대형주들과 랩어카운트 상품들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같은 기간 운용순자산 50억원 이상 국내주식형 펀드 294개 중 277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펀드는 마이애셋의 '마이트리플스타[주식]'으로 5.14%을 거뒀으며 한국운용의 '한국투자압축포트폴리오목표전환 2'가 -13.13%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반면 삼성증권이 6월말 출시한 미러링어카운트의 수익률이 코스피지수와 펀드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미러링어카운트의 '피라미드형'의 경우 8.11%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달리던 10월 말에는 15%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러링어카운트는 삼성증권이 '특허'를 출원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리더투자자들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회원들의 계좌에 그대로 복제(미러링)해 운용된다. 지난 2007년부터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소셜트레이딩'의 한 유형이다. 삼성증권은 관련 특허를 미국보다 훨씬 앞선 지난 2000년 6월 '리더투자자에 연동한 자동주문기능을 갖는 온라인 증권거래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출원했다.

'특허' 때문에 다른 증권사들은 삼성증권의 '승승장구'를 바라만 볼수 밖에 없게 됐다. 시장 진입이 특허로 보호되기 때문에 파이가 커지더라도 삼성증권의 차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특허에 묶여 소셜트레이딩 시장에서 삼성증권 독주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까지는 특허획득의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각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금융투자협회가 부여하는 '신상품 배타적 사용권'을 주로 이용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기간 독점적 판매를 부여하는 일종의 상품 특허권이다.

그러나 독점사용기간이 짧고 법적 규제가 아닌 자율규제라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 7일까지 금투협은 모두 8개의 상품에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평균 부여기간은 2.25개월에 그친다. 가장 최근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하나UBS자산운용의 'Smart Change' 상품은 단 1개월의 독점적 권리를 부여받았다.

금투협은 대부분 한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독점권을 장기간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증권가에서는 "기간이 짧아 개발비용 회수조차 어렵다.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사용권 부여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반면 특허권은 20년의 독점적 권리를 부여한다. 자율규제가 아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배타적 사용권의 경우 한미FTA 등의 영향으로 외국계 회사들이 국내 시장에 대거 진출할 경우 실효성을 잃을 소지가 있으나 특허권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보호받는 권리다.

이에 대해 배진흥 삼성증권 브랜드전략팀 과장은 "특허는 회피가 쉬워 특허권을 출원할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업계에 퍼지면서 특허확보에 인색하다"며 "무효가능성이 없고 권리행사가 쉬운 특허부터 개발해 나가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허청에서도 BM특허 획득을 통해 금융시장 개방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M특허란 금융상품 및 주변 시스템에 대한 영업장법(Business Method) 특허를 말한다.

고재현 특허청 전자상거래심사관은 "올해 은행권에서는 모두 54건의 BM특허 출원 및 등록이 있던 반면 증권가에서는 단 4건에 불과했다"며 "시장 개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특허를 좀 더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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