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래에셋증권의 '아쉬운' ETF 수수료 무료
[기자수첩]미래에셋증권의 '아쉬운' ETF 수수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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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미래에셋증권이 31일 ETF(상장지수펀드) 온라인 매매수수료에 대한 한시적인 무료화 방침을 밝혔지만 '고객서비스 확대'라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은 최근 대회 참가자의 주가 조작으로 비판대에 오른 '실전투자대회'가 발단이 됐다. 

사실 미래에셋증권은 6개월 전인 지난 4월 ETF 온라인 수수료 무료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 고객이라면 '재탕' 발표에 의아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아무런 배경 설명없이 발표 10일만에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이 때문에 단 10일동안만 수수료 무료 혜택이 제공되는 웃지못할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수수료 해프닝 이면에는 말못할 사정이 있었다. 

총 상금 10억6200만원이란 거금을 내걸고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동양종금 등 6개 증권사가 공동으로 나선 '제1회 TIGER ETF 연합 실전투자자대회'의 시점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수수료 면제 정책에 대한 타사의 심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수료가 낮은 쪽으로 고객이 몰리면 나중에 이들이 거래 증권사를 옮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이탈 우려와 함께 대회 형평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당시 대회 참여 증권사들의 입장이었다. 

대회에 참여한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한쪽만 매매수수료를 안 받으면 같은 수익률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수수료 부분을 빼고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도 워낙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일부 '선수'들을 위한 투자대회로 인해 다수의 고객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막혀버린 셈이다. 더욱이 증권사들의 투자대회가 '투기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수수료 혜택 철회는 더욱 아쉽게 됐다. 

사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자문형랩 수수료 인하, 급락장에서의 신용융자 중단 등 선제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아왔다. 여타 증권사들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터다.

물론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투자자대회를 공동으로 주관하는 일원으로서 여타 증권사와 행보를 맞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은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고객들로서는 당초 9개월여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ETF 수수료 인하 기간이 2개월로 대폭 줄어든 셈이 됐다.

대회를 주관한 또다른 증권사는 "수수료 인하는 증권사가 알아서 추진해야할 문제이지 여타 증권사들의 눈치를 봤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한 대목에서는 더욱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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