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택 인기 '상종가'…'다운사이징' 열풍
중소형주택 인기 '상종가'…'다운사이징'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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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중소형(전용면적 85㎡이하)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면서 주거문화 트렌트에 맞춘 '설계변경'을 통해 공급되는 신규 중소형 아파트가 크게 늘고 있다. 이른바 아파트의 '다운사이징' 열풍이다.

◇"작아야 팔린다"…설계변경 後 분양

25일 GS건설에 따르면 경남 진주시 상평동에 분양하는 '진주 센트럴 자이'는 당초 전용면적 147~198㎡ 267가구의 대형 아파트로 설계됐으나, 크기를 줄여 오는 28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에 나선다.
 
GS건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공사가 일시 중단됐던 '진주 센트럴 자이'를 중소형 선호의 주거트렌드에 발맞춰 중소형으로 설계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진주시와의 협의 끝에 전체 분양물량의 90%인 362가구를 전용면적 84.9㎡형과 84.5㎡형으로, 39가구는 100.7 ㎡형과 120.5㎡형로 배치하기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형대 줄임과 동시에 실수요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분양가도 3.3㎡당 718만~720만원 선으로 결정했으며, 이는 3년 전(3.3㎡당 998만원)분양가보다 약 30%정도 낮고 분양가 상한제 심의가격(783만원)보다도 더 낮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이 이달 말 충남 당진군에 분양하는 '당진 2차 푸르지오'도 1차 아파트보다 소형평형 위주로 설계 변경, 전가구가 전용면적 60∼84㎡로 구성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소비자 인기가 높은 중소형 평형으로 실수요자들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라며,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당진 1차 푸르지오와 함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분양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용인 성복 e편한세상도 중대형에서 중소형 중심으로 설계변경을 바꿨으며, 이밖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 부지를 확보한 건설사들이 중소형 선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소형 위주로 공급해야 미분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설계변경에 드는 비용이나 소요시간까지 감수하고 있다"면서 "중대형으로 승인받은 분양 예정단지 주택형을 중소형으로 바꾸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소가족 단독 세대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건설사들이 중소형 공급에 치중하고 있지만 건설업체가 주택수급상황을 고려해 평형대를 구성하기 때문에 공급 과잉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조합원들 "중소형이 대세"…설계변경 바람

전통적으로 중대형을 선호하던 재건축·재개발 단지에도 설계변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서울시가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을 간소하게 진행할 수 있는 조례개정안을 연내 공포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설계변경을 추진하려는 조합들의 시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진중인 조례개정안이 공포되면 중소형 평형을 늘리려는 단지들이 대거 혜택을 받게 되고, 추진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4년 전만 해도 대다수 조합원들이 중대형을 선호했지만, 1~2인 가구 증가 등 주택시장 변화와 함께 분담금 등의 자금부담 압박이 맞물리며 중대형 인기는 추락했다. 최근들어 조합원들의 중소형 선호도가 더 높아지며, 대형에서 중소형으로의 설계변경 시도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렇지만 전체 가구수 10% 이상의 설계변경을 추진하려면 각종 인·허가를 비롯한 모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지연에 대한 비용부담 문제로 설계변경이 지지부진했다. 또한 소형 지분을 가진 조합원은 순위에 밀려 원치않게 대형 평형으로 배정돼 수억원의 분담금을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서울시가 주택건립 가구수 10% 이내에서 30% 이내로 확대하는 조례개정 입법예고를 시작하면서, 설계변경 추진이 용이해지고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실례로 서울의 고덕주공 6단지는 중소형 평형을 늘리기 위한 정비계획 변경을 진행 중이고, 중소형을 두배로 늘리는 대신 중대형은 절반 가까이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고덕시영은 내달 26일경 관리처분총회를 열고 시공사와 시공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함 실장은 "과거에는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중대형 평형을 고루 배치한 다양한 평형으로 지어졌다"며 "그러나 가격상승 기대감이 떨어진 상태라 많은 부담금을 내며 중대형을 배정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다보니 중소형 비중이 높아진 추세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주택법상 전체 건립 가구수의 최소 60% 이상을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 주택으로 지어야 하지만, 최근 소형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같은 건립기준을 뛰어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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