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3일 김 총재는 국제통화기금ㆍ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방문 길에 "물가 상승률이 목표 범위를 벗어날 수도 있다"며 "중요한 건 어떤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목표에 맞추느냐 아니면 적절한 정책조합으로 갈 것인가인데 경제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경제활동의 결과물"이라며 "물가안정만을 위해 다른 것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물가불안을 이유로 당장 기준금리를 올릴 뜻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총재는 다만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조정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이라며 "인플레 기대심리를 낮추기 위한 금리정상화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통과된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와 같아지는 것으로 글로벌하게 인정되는 규범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채 지급준비금 부과와 관련해서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다하는 조치"라며 "국회에서 부담이 된다면 (지준율을) 0%로 적용하고 경제가 위기상황이 오면 올리면 된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근 자금이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나빠서라기보다 유럽 은행들이 유동성이 필요해서 가져간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채선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