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민주화 바람(上)]해외건설 불안감 팽배
[중동 민주화 바람(上)]해외건설 불안감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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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비상령, '중동 민주화 바람' 달갑지만은 않다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오던 해외건설 시장이 중동發 악재에 비상이 걸렸다.

이집트 사태를 도화선으로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예멘, 바레인, 리비아, 이란 등으로 확산되며 현지에 진출한 건설업체들에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초부터 일선 건설사들의 해외프로젝트가 중동의 반정부시위 운동에 발목을 잡혔다는 우려가 높다.

더 큰 문제는 이집트를 시작으로 이란, 바레인, 예멘 등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퍼지고 있고 리비아도 반정부 시위 물결에 가세하며 향후 해외시장 불안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본지는 최근 거세지고 있는 중동發 반정부 시위와 관련, 국내건설사들의 입장을 정리해보고 향후 해외건설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2회에 걸쳐 짚어봤다.(편집자 주)

북부아프리카 수주활동 위축 '불가피'
아직 피해는 없지만.... 건설사들 '덜덜'

지난 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한 비중은 66%로, 총716억 달러 중 47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가 예상한 올해 총 해외건설 수주액은 사상최대인 800억달러고 이중 중동지역은 430억달러를 차지한다.

아직까지 공사 중단 등 큰 피해는 없지만, 정권 불안으로 프로젝트가 도중 답보상태에 빠지거나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특히 해외시장 공략이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민-관의 유기적인 협조아래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중동지역의 '정권'불안이 장기적으로 '신규 수주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건설사들에게 이번 중동 민주화 운동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비아 주민들이 국내 건설사의 데르나 주택 공사 현장에 난입한 이후 18일 밤에는 현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한국인 근로자 숙소에 침입해 숙소 3개동에 불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해당지역 정부의 주택정책에 불만을 가진 현지주민들의 반발에 의한 것이라 사태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문제는 중동에서 불거진 '반정부 시위'가 유혈사태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튀니지 '재스민혁명'으로 시작된 민주화 열풍은 이집트를 거쳐 이란, 리비아, 예멘, 바레인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됐고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들은 리비아, 예멘, 이란, 바레인, 요르단, 모로코, 알제리 등의 반정부 시위가 프로젝트 진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지지 않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혈사태가 일선 현장으로 퍼질 경우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사태의 핵심지역인 벵가지 현장의 경우 카다피 정권의 최대위기라는 설이 돌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대우건설이 벵가지 지역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거의 끝난 상태라 별다른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리비아에 7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벵가지 지역에 발전소와 중앙병원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각각 공정률이 99.7%, 100% 진행되며 리비아사태의 후폭풍은 제한적이라는 게 대우건설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 또한 같은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유혈사태가 벌어진 벵가지 시에서 송전선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특별한 인명피해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제없다"는 건설사들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현지 교민들의 시각은 다르다. 현지사정에 능통한 한 소식통은 "최근 리비아에서 공사 중인 주택을 무단으로 점거하는 사례는 반한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라며 "동북부 벵가지를 중심으로 반정부시위가 격화되면서 리비아 내 국내 건설사 공사현장에 대한 시위대들의 난입 빈도와 강도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리비아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시공 중인 공사현장에 현지인들의 피습이 이어지자 건설사들도 자체 비상계획 마련에 바쁘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일선 건설사들이 리비아에서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각 현장은 현재 비상상황에 직면해 있다"라며 "북부아프리카 최대 건설시장인 리비아에서의 수주 활동은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리비아 건설시장은 국내 건설사들이 북아프리카 건설시장의 핵심 지역으로 삼고 있는 곳으로 지난해 리비아와의 정치 분쟁으로 해외건설 수주활동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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