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3년간 ELS 팔아 7천억 벌었다···고객 평균 손실률 53%
5대 은행, 3년간 ELS 팔아 7천억 벌었다···고객 평균 손실률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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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액의 0.7~1.0% 수수료···고객 손실률은 최고 60%
금감원장, 4일 KBS 일요진단 출연···"불완전판매 확인"
국내은행들의 지난해 이자이익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5대 시중은행이 지난 3년 동안 주가연계증권(ELS)을 팔아 약 7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연계 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 고객 중 원금의 절반 이상을 손실 본 사례가 등장한 가운데 은행들은 수천억원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ELS 판매 수수료를 통해 얻은 이익은 총 6815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홍콩H지수가 1만2000을 넘어 최고점을 찍은 2021년 관련 ELS 판매 호조로 2806억9000만원의 이익을 냈고, 2022년과 지난해(3분기까지 누적)에는 각각 1996억9000만원, 2011억9000만원의 이익을 거뒀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의 흐름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은행들은 주로 증권사가 설계·발행한 ELS를 가져와 신탁(주가연계신탁·ELT)이나 펀드(주가연계펀드·ELF) 형태로 팔아왔다.

은행 몫의 수수료는 ELT의 경우 판매액의 1%, ELF는 대면과 비대면 판매액의 각 0.9%, 0.7% 수준이다. 은행은 3년간 주로 ELT를 판매해왔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은행의 ELS 수수료 이익과는 대조적으로, 상당수 ELS 가입자는 원금 회수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대표적 사례가 올해 상반기 만기가 집중된 홍콩H지수 ELS로, 이달 2일 기준 H지수(5219)는 2021년 당시 고점(1만2000)의 절반을 밑돌면서 대규모 손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기초 ELS 상품 가운데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것은 모두 7061억원어치다. 하지만 고객이 돌려받은 돈(상환액)은 3313억원뿐으로, 평균 손실률이 53.1%에 이른다. H지수가 5000 아래로 떨어진 지난달 하순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의 손실률은 -58.2%에 달했다.

여기에 올해 전체 15조4000억원,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홍콩H지수 ELS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H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할 경우 전체 손실액은 7조원 안팎까지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되면서 손실액에 대한 은행권의 자율배상 요구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해 금융권의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를 인정하면서 자율배상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배상안) 개별건은 금융회사와 소비자 합의를 도출하는 자율배상안이 원칙"이라며 "분쟁조정 절차를 통해 케이스별로 정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금감원 배상안이) 시간이 걸리니까 금융회사가 먼저 자율배상을 하면 어려운 처지의 소비자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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