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홍號' GS건설, 철근 누락 여파에 차환 리스크까지···돌파구는?
'허윤홍號' GS건설, 철근 누락 여파에 차환 리스크까지···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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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누락‧차환 리스크‧실적 개선 등 과제···내달 행정처분 결과 주목
정비사업 목표 작년의 2배 상향, 수처리 등 신사업 강화로 대응할 듯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GS건설 본사 사옥 (사진=GS건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GS건설 본사 사옥 (사진=GS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해 이른바 '철근 누락' 사태 이후 GS건설의 재무 부담이 가중돼 차환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4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GS건설로선 내달 초 결정될 예정인 영업정지 처분 수위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잇단 악재 속에 GS건설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오너 4세 허윤홍 대표이사 사장이 눈앞에 산적한 과제를 해소하고 위기를 돌파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GS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같은 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4조5000억원)의 70%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조8000억원은 도급 사업으로, 대부분 미착공 및 분양 미개시 사업장이다.

지난해 4월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가중된 차입금과 재무 부담 역시 문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GS건설 분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GS건설의 순차입금은 2조6059억원으로 전년 12월 말 대비 2844억원 늘었다. 이 시기 부채비율은 250.3%로 전년 말보다 33.9%포인트(p) 증가했다. 사고 이후 전면 재시공 비용 5500억원을 일시 반영하면서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결과다. 당장 올해 1분기에만 6125억원 단기·장기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이 가운데 GS건설에 내려질 영업정지 최종 결정이 업계 관심사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GS건설 영업정지 최종결정은 회사의 요청으로 서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기로 하면서 내달 초로 연기됐다. 행정처분 심의위원회는 앞으로 약 한 달간 GS건설 청문 내용과 서면 의견 등을 토대로 지난해 8월 내려진 영업정지 수위의 적정성 등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GS건설의 영업정지 8개월을 요구했다. 여기에 국토부가 서울시에 요구한 추가 2개월(안전 점검 수행 1개월, 품질시험 시행 1개월)의 처분까지 합쳐지게 되면 총 10개월의 영업정지가 부과된다.

특히 업계에서 이를 주목하는 이유는 건설사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한 가운데 이번 행정처분 결과에 따라 회사의 자금 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GS건설이 차환 리스크를 맞을 가능성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 검토)'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CP) 신용등급 역시 A2+에서 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GS건설을 주요 모니터링 기업으로 꼽았다. 보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국내 신용평가사 3곳으로부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된 바 있다.

여기에 4분기 실적 전망도 먹구름이 끼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GS건설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액 3조4899억원, 영업이익 6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03%, 46.3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검단 사고 관련 추가 청문회 지연. 신용등급 하향, 재무 안정성 우려 등에 따라 리스크 마무리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아파트 브랜드 평판 회복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수주 경쟁력에 대한 재확인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잇단 악재로 위축된 GS건설은 올 한 해 리스크 관리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사업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건설업의 기초와 내실을 강화해 재도약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중장기적 사업 방향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선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사업 전략으로 △기반 사업 내실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명확화 및 전사 비전 재수립 △조직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실제 지난해 GS건설은 자이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세대교체 및 조직 쇄신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주택사업 부문에서 브랜드 마케팅팀을 신설하고 40대 젊은 임원을 전면 배치하는 등 사업 효율성과 역동성을 강화했다. 이 같은 조직 혁신을 기반으로 올해는 국내 주택 사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도 작년 수주 실적의 2배 이상인 3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GS건설은 현재 '부산 민락2구역 재개발', '서울 노량진 1구역 재개발'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수처리 관련 자회사 GS이니마에 힘입어 해외 신사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GS건설은 해외 건설에서 아랍에미레이트연방(UAE)의 수전력공사(EWEC)가 발주한 5억4500만 달러의 슈웨이트 해수담수화 사업, 사우디아라비아 정유플랜트 황회수 설비 업그레이드 공사(1억9000만달러) 등을 통해 전년 대비 8.5% 증가한 9억6930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수처리 사업 외에도 모듈러 주택 등 신사업 분야 확대와 함께 기존 플랜트, 원전 사업 등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GS건설은 사고 보상 및 부동산 PF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GS이니마의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옵션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조 연구원은 GS건설에 대해 "장기적 목표인 신사업 확장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며 "현재 시점에서 지나친 비관 혹은 섣부른 낙관적인 시선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경영진의 리스크 해소 과정과 신사업 투자 방향성 및 속도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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