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태영건설' 나올라···가시지 않는 건설업계 부도 공포
'제2의 태영건설' 나올라···가시지 않는 건설업계 부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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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상위 20개사 중 4곳만이 부채비율 줄어들어
동부·신세계·롯데건설 등 부정적 증권사 리포트 발간
차임금에 대비하는 해당 기업들의 현금성자산이 문제
(사진=pexels)
(사진=pexels)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시공능력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건설업계의 연쇄 부실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준금리 0%대에서 건설사들이 대거 받았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의 만기가 올해 초부터 돌아오기 때문이다. 

5일 서울파이낸스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20개의 건설사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보고서가 없는 호반건설·대방건설·중흥토건·제일건설은 제외), 전년 대비 재무건전성이 나아진 곳은 단 4개사뿐이었다. 

구체적으론 1년 새 부채비율이 준 곳은 △대우건설(199.1%→176.6%) △SK에코플랜트(256%→210%) △HDC현대산업개발(145%→130%) △서희건설(113.8%→80.4%) 뿐이었다. 반면 나머지는 모두 부채비율이 늘었는데, 특히 △롯데건설(171%→233%) △태영건설(441%→479%) △GS건설(214%→250%) △코오롱글로벌(278%→287%) 순으로 크게 뛰었다. 

부채 비율이 200%라는 건 자기 자본대비 부채가 2배 많다는 의미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 적정 수준은 100~150% 사이며, 건설업계 특성상 200%를 넘을 시 재무건전성이 위험하다고 인식한다.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종합하면 현재 상황이 좋지 못한 곳은 동부건설, 신세계건설,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등이다. 보고서는 모두 차입금에 대비하는 해당 기업들의 현금성자산 부족을 문제로 들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가 4189억원, 순차입금은 4800억원인 것에 비해 현금성자산이 583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15년 시공능력평가 27위였던 동부건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 1년9개월 만에 졸업한 바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도 지난달 동부건설의 단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회사는 5일 해명자료를 내며 작년 4분기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향후 낮은 금리의 사업자금 대출은 예정대로 실행하는 한편, 높은 금리의 운영자금을 지속해 상환함으로써 이자 비용과 채무 상환 부담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라며 "PF 우발채무와 관련해선 리스크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2022년에서 265%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467.9%까지 급등해 태영건설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1700억원 이상이지만, 회사가 현재 바로 유통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 1468억원에 그친다. 또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세계건설의 PF 보증잔액과 책임준공 미이행 시 떠안기로 한 금액(우발채무) 등을 합한 금액은 2조4115억원에 육박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대구에서 진행한 주택 사업에서 미분양과 미수금이 크게 발생한 점이 자금난을 가중시켰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태영건설만큼의 상황은 절대 아니고, 그룹 차원에서 건설사에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며 "작년 신세계건설은 리조트 흡수합병으로 650억의 자본도 확충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도 "향후 회사 자금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롯데건설의 경우 3분기 공시 기준 1조9668억, 회사 설명에 따르면 2조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1년 내 도래하는 차입금이 2조1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3일 발표한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1분기 만기 도래하는 미착공 PF규모가 3조2000억원임을 감안했을 때 현재 유동성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유동성 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만기 도래하는 미착공PF 3조2000억 중 2조4000억원은 1월 내 시중은행 등의 펀드 조성을 통해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것이고, 8000억원은 1분기 내 본PF전환을 통해 해소할 예정"이라며 "미착공PF로 언급된 곳의 절반은 서울과 수도권 사업장이고, 지방 사업장도 해운대 센텀 등 도심지에 위치해 분양성이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고, 일부만 진행 중이다"라며 "올해도 1조6000억원 수준의 우발채무를 줄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또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코오롱글로벌에 대해 "미착공 PF우발채무 규모가 6121억원에 이르고 보유 현금성자산은 2377억원에 불과해 PF 리스크에 대한 자체 현금 대응이 어려울 것이다"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1703억원으로 더 준 모습이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원가 수준이 높아 PF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권이 PF에서 손을 떼면서 이 부담은 앞으로 건설사 자금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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