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 많은' 태영그룹 자구안, 2016년 현대와 어떻게 다른가
'말썽 많은' 태영그룹 자구안, 2016년 현대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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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 에코비트 지분 매각 등 자구안 제시···채권단 "진정성 부족"
현대상선 워크아웃 당시 현정은 회장 일가 유상증가 300억 사재 투입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 걸린 깃발.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 걸린 깃발.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 관련 내놓은 자구안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6년 현대상선이 신청한 워크아웃에 재조명 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계열사 매각 계획 등을 담은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채권단은 진정성과 회생 의지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반면 현대상선도 지난 2016년 워크아웃 절차를 거쳤지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를 내놓으며 대주주의 책임성을 보였다는 대조적인 평가를 받았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 등장해 "사력을 다해 태영건설을 살리겠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다만 윤 회장의 자구안에는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 담보 제공, 사재출연 계획 등이 빠지면서 채권단으로부터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비난이 거세지자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TY홀딩스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재출연 내역을 공개했다. 사재출연 규모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본인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대금 416억원과 30억원 규모의 태영건설 자회사 채권 매입 대금 등이다. 여기에 윤세영 창업회장도 태영건설과 자회사 채권 매입에 38억원을 지원했다.

이 같은 자구안에도 불구하고 경제계에서는 태영그룹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정도면 워크아웃 한번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들 수 있는 (자구)안을 빨리 제시해줬으면 하는 게 채권단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채권단에서는 태영 측의 진실성 있는 자구 노력이 부족하다고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당국도 워크아웃 신청 시 약속한 최소한의 자구책이 시작 직후부터 지켜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기업이 내놓은 개선책, 회생 계획 등으로 기업의 회생 가능성을 판단할 예정으로 태영건설은 오는 11일 채권자 협의회가 소집돼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논의된다.

현대상선도 지난 2016년 3월 채권단과 자율협약 중 용선료 협상과 구조조정 등 난항을 겪었지만, 현대증권과 부산신항만터미널 등 주요 계열사 매각과 현 회장의 300억원 사재출연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놨다. 
당시 현 회장 현대상선 지분 400만주, 현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이 200만주를 각각 배정증자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현대상선이 조달받은 금액이 총 300억원이다. 현 회장의 300억원 사재출연은 현대상선의 6조원대의 부채규모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진정성을 보였다는 평가로 채권단의 지원 명분을 제공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부채가 6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300억원 유증이 유동성 확보에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자구노력과 경영정상화에 대한 대주주의 의지를 보여줬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 회장의 이 같은 노력에도 현대상선은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결국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HMM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태영그룹의 경우 알짜 계열사인 에코비트와 SBS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태영그룹은 에코비트와 블루원의 지분을 내놓는 등 자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SBS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임박한 가운데 태영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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