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연임 성공' 이재근 국민은행장, 상생금융·리스크관리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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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순이익 3조원 달성 '눈앞'···재임기간 수익성도 '쑥'
'이자환급'으로 순익 악화 예상···홍콩ELS 손실 대응 '특명'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달 말 연임에 성공한 이재근(57) KB국민은행장은 부드러운 리더쉽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핵심 계열사 은행을 잘 이끌어왔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아왔다. 영업, 재무, 전략 등 핵심 직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영업현장에 대한 식견이 넓어 어려운 경영 환경 속 사업별 정교한 성장전략을 추진할 인물로도 통한다.

실제 올해 마진 축소, 상생 압박 등으로 은행들이 성장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국민은행은 저원가성예금에 집중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 수익성 악화를 막아냈다. 단기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사업을 이끌어간 결과다.

이에 따라 이 행장 재임기간 동안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크게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이 행장 취임 전인 2021년 말 2조5908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996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전체 순익에 육박하는 2조855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은행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꾸준히 개선됐다. 2021년 말 1.58%였던 NIM은 지난해 말 1.73%까지 올랐고, 올해 3분기엔 1.84%로 이보다 더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NIM은 신한은행(1.63%), 하나은행(1.57%), 우리은행(1.55%) 등 다른 주요 은행들보다 월등히 높다.

1966년생 '젊은 행장'인 이 행장은 세대를 아우르는 수평적 리더쉽과 소통능력을 보유한 인사로도 잘 알려져있다. 매해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서 각종 성과로 실력을 입증한 이 행장에게 은행 경영을 한번 더 맡겼다는 시각이다.

1년 더 임기를 이어가게 될 이 행장 앞에는 어려운 과제가 산적하다. 가장 먼저 전방위적인 상생압박 속에서 마련한 '민생금융지원방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앞서 국민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은 지난 21일 이자 환급(캐시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조원+α' 규모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이 중 이자로 돌려줘야 하는 금액은 총 1조6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과 함께 각각 3000억원대의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고금리로 어려워진 취약계층 지원이란 목적이라고 하지만, 은행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간 순이익의 약 10%에 해당하는 3000억원 가량을 은행들이 각 회계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민생금융지원방안은 당기순이익에 따라 분담액을 결정하기로 한 만큼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의 부담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수익성 악화 방어를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이 내년 이 행장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8일 상생경영 추진 실행력 강화를 위해 ESG본부와 ESG기획부를 ESG상생본부, ESG상생금융으로 각각 재편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중국경제 악화 여파로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에서 수조원대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은행, 증권사 등이 지난 2021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을 19조3000억원 규모로 팔았는데, 내년 상반기 대규모 만기가 돌아오면서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은행권에서만 판매분(16조9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8조3000억원이 내년 상반기 만기를 맞는다. 이 중 국민은행은 가장 많은 약 4조7000억원 가량을 판매, 손실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대규모 펀드손실 사태는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과 별개로 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 국민은행은 지난 8월부터 홍콩ELS 관련 고객대응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축하고, 전행적인 고객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그동안 탄탄한 실적으로 경영역량을 입증해왔던 이 행장 앞에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또다른 과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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