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쇄신' 밝힌 김범수···"확장 중심의 경영전략 초기화"
'경영쇄신' 밝힌 김범수···"확장 중심의 경영전략 초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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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서 직원 간담회 개최
"지금은 카카오가 좋은 기업인지조차 의심받고 있어"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수평적 문화 등도 재검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1일 오후 카카오 본사에서 진행된 직원 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카카오의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새로운 배의 용골을 다시 세운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진행된 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을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들었던 우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창업자가 직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선 것은 지난 2021년 2월 말 재산 절반을 기부하기로 하고, 사회 문제 해결 방안을 임직원들과 논의한 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직원 400여명이 참가했으며 약 1시간30분동안 20차례 이상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김 창업자는 "그간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더 이상 카카오와 계열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자산 규모로 재계 서열 15위인 대기업인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임에도 그동안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고자 했으나 지금은 카카오가 좋은 기업인지조차 의심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창업자로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김 창업자는 우선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초기화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화 가능할지를 기준으로 모든 사업을 검토하고,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며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내 거버넌스 역시 기존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로 개편할 예정이다. 또 영어 이름 사용, 수평적 문화 등 기업 문화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며 "과거 10년의 관성을 버리고 원점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우리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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