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 vs 조정' 안갯속 부동산···전문가 4인, 2024 시장 전망
'관망 vs 조정' 안갯속 부동산···전문가 4인, 2024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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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아파트값마저 하락 전환하는데
부동산 시장, 하반기 주춤하면서 관망세 돌아서
10월 아파트 매매거래 3만건 수준으로 '턱걸이'
금리 부담↑...매수자·매도자 간 가격 인식 차이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해 한 차례 조정 이후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울 집값이 한풀 꺾이며 부동산 시장이 안갯속에 빠졌다. 특히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마저 하락 전환하면서 이를 둘러싼 분석도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에 '서울파이낸스'는 시장 전문가 4인(가나다순=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에게 현 부동산 상황과 내년 시장 전망에 대해 의견을 듣고 정리해 봤다. 

(왼쪽부터)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br>
(왼쪽부터)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전문가 4인 모두 올해 상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지속 상승하던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 주춤하면서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입을 모았다.  

권 - 전체적으로 관망세로 돌아섰다. (가격이)버티는 지역들은 매도자들이 가격을 고수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상반기 매수자들이 적극 나섰다면 하반기 들어서는 사려는 의지가 있음에도 매수세 줄었는데 서울 기준으로 신고가도 나오는 등 가격이 많이 올라가 있다. 이 가운데 매도자들은 가격을 내리질 않고 매수자들은 관망하는 모습.

김 - 작년부터 경기 악화로 정부가 연착륙 드라이브를 걸면서 올해 들어 상반기에 거래가 늘고 상승 전환했다. 시장 변화에 따라 정부 기조도 달라지면서 대출이나 금융 정책을 다소 강화했고 이에 따른 금융 리스크에 수요자들이 관망으로 돌아섰다. 특히 앞서 강남권 위주로 많이 올랐고 서울시 신통기획 등 정책으로 빠르게 가격이 회복된 거래들도 관망으로 돌아서면서 청약, 구축, 신축 분양까지 거래량 감소, 보합세에 있다.  

윤 - 현재 시장은 '숨 고르기'로 본다. 하락기로 보기엔 작년과 비교해 세 가지 구도가 다르다. 첫 번째 작년 10월 레고랜드 발(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가 터졌다. 회사채 시장 망가지면서 대기업 부도 얘기도 나오고 최대 재건축 사업인 둔촌주공도 돈을 빌리던 상황이다. 현재 PF 시장이 완전 회복되진 않았지만 작년에 비해 우호적인 환경이다. 두 번째, 당시는 빅스텝 중으로, 금리 불확실성이 컸다. 현재 금리가 여전히 높지만 금리 상단이 막히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또 작년 같은 시기 매매가격에 선행하는 전셋값이 급락했는데 현재는 지속해서 오른 경향을 보인다. 
 
함 - 올해 9월부터 상승 폭이 둔화했고 본격적으로 10월 들어 거래 줄었다. 10월 아파트 매매거래가 3만건 수준으로 턱걸이는 했지만 상반기보다 못한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발표 보면 강남권이 마이너스 전환했고 서울 지역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여기에 겨울 비수기를 고려해 낮은 거래 속에서 보합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 상승세였던 시장 주춤하는 이유는? 최근 집값 오름세가 둔화한 데다 정부 정책 변화 등으로 금리 부담이 커진 가운데,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인식 차이가 발생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권 -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상반기 기준금리 3.5%와 하반기 3.5%는 다르다. 상반기에는 전고점 대비 집값이 내리면서 저점 인식으로 거래가 이뤄졌고 정부 지원, 저리 정책 대출 등이 있었다. 기준금리에 대한 심리적 제약이 크지 않았고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서 '금리가 조금 높아도 집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 그러나 하반기 들어선 상승이 둔화하고 비싼 매물이 쌓이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매수자 입장에선 같은 수준의 기준금리도 다르게 느끼게 된 것.

윤 - 강남권 가격 빠지는 이유는 많이 올라서다. 특히 강남 4구 회복이 가팔랐는데 (가격이)유지되려면 중저가에서 받쳐줘야 한다. 그러나 강남 집값이 오르긴 했는데 외곽지는 회복이 안 되고 거래를 주도하는 지역이 아니니까 주변 지역 중저가 가격에 대한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간극이 생겼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 향후 시장 전망은? 2024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시적 관망세‧숨 고르기'와 '2차 조정기 진입‧하락세 지속' 등 반반으로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다. 

권 -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특히 강남권 마이너스 전환 이슈가 있지만 그렇다고 우후죽순 가격이 내려가진 않고 국지적으로 조정을 조금 받는 곳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관망세냐', '조정장이냐'로 나눠서 말한다면 일시적 관망세로 본다. '조정기'나 '대세 하락'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이르다. 

김 - 장기적으로 거래 감소와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내년 신생아 특례 출시되면서 중저가 매물이 일부 소진될 수 있지만 전체 주택 유형으로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

윤 - 현재 시장이 주춤하고 숨 고르기는 맞지만 지속적인 추세는 아닐 것으로 본다. 향후 매매시장을 선행하는 전셋값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등 상승 요인이 더 많은 만큼 내년 매물량 등 거래 시장은 정상화에 가깝게 이뤄질 것. 물가 상승 폭이 실물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 

함-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전환이 쉽지 않을 것. 작년 4분기처럼 큰 낙폭은 없더라도 거래 침체나 가격 조정까지 갈 수 있고 내년 부동산 시장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 내년 주요 변수는? 전문가들은 작년부터 이어져 온 고금리 이슈가 내년 부동산 시장에도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총선과 맞물려 정책적 환경 조성 등 이슈가 언급되기도 했다.  

권 - 금리가 변수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인상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금리 결정을 보면서 시장이 움직일 것. 현재 3.5% 기준금리는 근 몇 년간 높은 수준인데 인하 조짐이 없거나 상승 시그널 등 불안감이 조성되면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장이 살아날 만한 정책 등 호재가 나오긴 어렵고 금리 말곤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것이다.

김- 시장 회복이나 집값 저점 인식, 저금리 등 변화 요인이 있어야 시장에 활기가 도는데 현재로선 고금리를 적용받아서 매입할 이유가 없다. 대기 수요가 있더라도 집값 상승 기대가 있는 매도자는 가격을 내리지 않기 때문에 저가 매물이 나오질 않을 것이고 수요자들은 DSR 규제 등이 있는 가운데 금리 부담까지 있기 때문에...금리 인하 이야기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은 데다 얼마나 인하할지도 알 수 없다. 

윤- 정부가 신생아 관련 대출도 풀고 있고, 서민 대출 관련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메가시티‧GTX 등 교통 호재 등도 쏟아지고 있다. 거시경제를 봐도 올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여 시장 저변이 넓어질 이슈들이 있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책이나 규제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함- 시장이 변하려면 사정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낮거나 정부의 획기적인 정책이 있거나 아예 가격이 바닥을 치거나 경기 회복 신호가 있거나 하는 요인들이 있어야 한다. 특히 현재 시장에서 금리 영향이 큰 만큼 금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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