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1200원대 진입한 환율··원화 수난시대는 끝났는가?
[초점] 1200원대 진입한 환율··원화 수난시대는 끝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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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6일 1297.3원 마감···3거래일간 60원 급락
주요국보가 크게 절하된 원화···펀더멘탈·中 리스크 등
단기적인 하락세?···"내년 상반기까지 1300원 중반 유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상승세를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돌연 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기조가 완화되고 고용지표 등이 둔화되면서 달러가 약세 전환했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는 3거래일 동안 60원이라는 기록적 하락폭을 보이며, 그간의 약세를 일부 되돌렸다는 평이다.

다만 대내외 펀더멘탈이 뒷받침되지 않은 깜짝 하락세라는 점에서, 추후 재반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배경과 향후 전망 등을 진단해본다.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25.1원 내린 달러당 1297.3원에 마감했다. 앞서 환율은 최근 3거래일간(2일 14.4원↓, 3일 20.5원↓) 60원이나 급락한 결과, 지난 8월 1일(종가 1283.8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세의 원인은 시중금리 하락에 의한 달러 약세 흐름이다.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보다 완화적으로 나온 데다, 10월 미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되면서 긴축 경계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채 발행규모가 예상보다 줄면서, 최근 5%를 돌파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4.58%선까지 급락했다. 그 결과 달러인덱스는 지난 1일 106.85선에서 전일 104.73선까지 떨어졌고, 이 같은 약세에 연동돼 원화가치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예상 밖 하락세···되돌림과 수급요인도 함께 반영

주목할 점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이다. 전일 25.1원이라는 낙폭은 올해 3월 23일(29.4원↓) 이후 최대치이며, 최근 3거래일 동안 60원(4.4%)이라는 기록적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달러 절하폭은 2%에 불과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18일 종가 기준 1260.4원까지 하락했지만, 8월 17일 1342원까지 급등하며 한달새 81.6원(6.5%) 가량 급등한 바 있다. 이는 당시 미국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되고,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의 악재를 소화하면서 국채금리와 달러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문제는 당시 수출 등 경기 펀더멘탈이 크게 악화된 데다, 중국 부동산 리스크 등에 다중 노출됐다는 점이다. 이에 같은 기간 △유로화(-3.5%) △위안화(-1.7%) △엔화(-5.5%) 등에 비해 큰 절하폭을 기록했었다. 다만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 전환하는 등 펀더멘탈 측면에서 개선되면서, 그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부분에 대한 되돌림까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수급적 측면의 기계적 하락세란 분석도 나온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내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은 급격한 절상은 수급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간 달러인덱스가 상승했지만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점은 달러를 대신할 통화를 찾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실제 추세전환의 트리거가 발생하면서 일순간에 환율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원화 저평가는 끝났는가···"추세적 하락세 아냐, 재반등 예상"

그렇다면 원화의 저평가와 환율 상승세는 끝난 것일까?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추세적 하락세가 아니라고 평가했으며, 단기간내 재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7일 2시 2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2.6원 상승한 달러당 1309.9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긴축 이슈 완화로 환율이 하락 추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부동산 PF 이슈와 가계부채 리스크가 남아있다"며 "내년 수출증가율의 고점이 1분기 중 형성될 것으로 판단한다. 연초 하락세를 연말까지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영향이 커졌다고도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내년에는 내수부진과 미국으로의 수출 한계로 경기 회복이 진행 중인 중국이 환율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며 "다만 중국 수출이 회복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극적인 수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는 부정적인 무역량 감소를 의미하며, 장기간 원화 약세 요인이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 역시 내년 환율 예상밴드로 1280~1420원을 제시하며 "중국발 수요 감소가 내년까지 원화 펀더멘탈 약화로 이어지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1300원대 중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국내 무역수지가 지난 6월부터 흑자로 돌아섰지만, 환율에 반영된 시장 전망은 대외수요 개선 기대와 거리가 멀다"며 "내년에도 산적한 대내외 리스크 고려 시 상대적 자산성과에서 열세를 보일 확률이 높다. 여전히 원화는 달러보다 선호도가 낮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추세적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반등, 경상수지 회복, 교역조건 개선 등은 원화 강세 요인"이라며 "달러 영향이 내년 하반기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환율은 내년 상반기 1300원, 하반기는 1260원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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