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킹달러' 시대 저무나···중동발 리스크 등 불확실성 '여전'
[주간환율전망] '킹달러' 시대 저무나···중동발 리스크 등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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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종료설 부상···12월 동결 95.4%·내년 5월 인하 전망
식어가는 고용에 미 10년물 4.5%대···달러인덱스 104.9선 진입
예상밴드 1290~1340원···파월 연설, 중동 리스크, 중국 등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약세를 보이며 1300원대에 진입했다. 예상보다 완화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긴축 종료 기대감이 확산됐고, 치솟던 미 장기채 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미 고용지표도 급랭하며, 달러 약세 흐름을 견인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6~10일) 역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주요 이벤트 부재 속 1300~1310원선에서 숨고르기 양상이 예상된다. 다만 이번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의 연설이 예정돼, 새로운 방향성을 탐색할 수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부진한 중국 경기 지표 등 역시 여전한 변수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4.4원 내린 달러당 1308.0원에 개장했다. 지난주 환율은 2거래일 연속 급락(2일 14.4원↓, 3일 20.5원↓)한 바 있으며, 이날 장초반 1307.3원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종가기준으로 올해 8월 7일(1306.2원) 이후 석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미 장기채 금리와 숨고르기다. 지난주 진행된 11월 FOMC에서 2연속 금리 동결 이후 시장 내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관측이 부상했다.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몇달간 장기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긴축적 금융 여건이 조성됐다"며 "현재 금리 수준은 제약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발언했지만, 한차례 추가 인상을 남긴 점도표에 대해 "상황이 진행될수록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으로 시장은 사실상 추가 인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서 다음달 금리동결 가능성은 95.4%로 예상하고 있으며, 금리인하 시점도 내년 5월(54.7%)로 당겨졌다.

각종 지표 역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5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33만6000명)의 절반 이하일 뿐만 아니라, 시장 예상치(17만명)를 크게 하회했다.

같은날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8로, 시장 예상치(53)를 밑돌았다. 1일 발표한 제조업 PMI 역시 46.7로 예상치(49)를 크게 하회했다.

그 결과 견고했던 시중금리나 반락했다.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587%로 지난 1일 고점(4.937%) 대비 7% 이상 하락했다. 2년물 금리와 30년물 금리도 각각 4.853%, 4.782%로 같은 기간 4.7%, 6.1%씩 떨어졌다.

이에 달러인덱스 또한 지난 3일 106선에서 현재 104.96선까지 급락했다. 반대로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052달러에서 현재 1.073달러까지 상승했으며, 지난 1일 151엔선을 돌파했던 달러·엔 환율도 현재 149.6엔선까지 절상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약달러 흐름을 좇아 초반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주후반으로 갈수록 1300~1310원선에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주 미국채 금리가 단기적으로 급락한 가운데, 이번주 주요 이벤트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4일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이번주 예상된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연설이다. 해당 연설에서 향후 통화정책 관련 새로운 방향성이 탐색될지 주목받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위안화도 변수다. 지난 3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장 대비 2.36% 하락한 배럴당 80.51달러에 마감했다. 경기지표 부진 뿐만 아니라, 서방 각국이 중동전쟁의 확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2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교전 중단 요청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양쪽에서 거부당하며 여전히 중동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위안화도 변수다. 약달러 흐름에 위안화 역시 달러당 7.31위안선에서 현재 7.3위안까지 절상했지만, 중국의 10월 제조업 PMI가 49.5로, 둔화 국면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50.2)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부진은 위안화와 함께 원화 약세를 유발할 수 있는 트리거다.

종합하면 지난주 FOMC를 비롯한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며 미국채 금리가 반락했고, 이를 좇아 약달러 흐름이 짙어지고 있다. 이번주 역시 주요국을 비롯한 원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주요 이벤트 부재 등에 1300원을 지지선으로 숨고르기 양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예상밴드는 1290~133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290~1320원

원·달러 환율이 연준의 금리 동결과 비둘기파적 발언, 고용지표의 부진 등 달러 약세 재료 소화하며 급락했다. 이번주 특별한 이벤트 부재 속에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미국채 수익률과 상존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위안화 등에 연동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다만 이번주에 있을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환율은 새로운 방향성 탐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채 입찰시 수요가 부진할 경우 금리 상승세가 재개될 수 있으며, 중동 정세나 중국 경제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보수적 시각이 필요하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

단기적으로 달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며, 원·달러 환율의 다음 지지선은 1290원으로 판단한다. 그간 1300원 빅피겨(큰 자릿수)가 주요 지지선이나 저항선으로 작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하향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약달러 추세의 시작은 아니다. 아직 매크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고, 특히 지정학적 분쟁 전개 양상을 속단하기 이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290~1340원

이번주도 미국채 흐름이 달러화 추가 하락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국채 금리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숨고르기 국면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 다음주 발표를 앞둔 10월 미 소비자물가를 확인한 후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의 추가 방향성이 가시화될 것이다.

엔화와 위안화의 강세 역시 대내적 요인보다 달러 하락에 따른 강세 흐름이라는 점에서, 추세적 강세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주 초반 원·달러 환율은 10월 고용지표 결과를 반영하면서 추가 하락하겠지만, 이후 관망세를 보일 것이다. 특히 880원 초반 수준까지 급락한 엔·원 환율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낙폭을 제한할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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