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조 클럽' 실종 우려···"고금리·충당부채 탓"
증권사, '1조 클럽' 실종 우려···"고금리·충당부채 탓"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들어 증시 침체와 고금리 지속 등 대내외 악재가 상존한 가운데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가 전무하거나 한 곳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지면서 올 3분기 일부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충당금은 향후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회계상 별도로 분리해 축적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185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7.4% 증가한 929억원을 기록했다. BNK투자증권도 올해 30억9500만원의 당기순손실과 36억4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2.33%, 119.74% 감소한 수준이다. 하나증권은 5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기간 489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전년보다 56.1% 감소한 2조4834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일부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증시 자금이 시장에서 이탈하고,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충당금 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라임·젠투펀드 등 투자상품 사적화해와 관련해 약 1200억원 규모의 충당부채를 적립했고, 하나증권은 올 3분기에만 783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일부 실적 좋은 증권사들도 있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2.9% 증가한 1184억원, 당기순이익은 743.9% 오른 1007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5.71% 증가한 1531억원, 당기순이익은 7.93% 감소한 1133억원을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고금리 기조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올해 '1조 클럽'을 달성한 증권사들이 전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국금융지주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157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 뒤를 삼성증권(9344억원), 키움증권(8425억원), 미래에셋증권(7999억원), NH투자증권(7531억원) 등이 따를 것으로 추정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이연시키면서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에 대한 여지를 남겼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중동 정세의 불안감이 고조됨에 따라 금리, 환율, 유가 등이 상승하며 증권주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4분기 들어 거래대금마저 급감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욱이 4분기에는 증권사들의 비시장성 자산 재평가를 앞두고 있어, 해외 부동산 관련 우려가 부각되고 있으며 금리 변동성이 10월부터 상당히 높아져 트레이딩 수익도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3분기보다 눈높이를 더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며, 연말까지 금리 안정화가 이뤄지기 힘든 환경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증권사들의 투자는 위축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