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속 금리 동결했지만···불확실성에 셈법 복잡해진 한은 (종합)
6연속 금리 동결했지만···불확실성에 셈법 복잡해진 한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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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통위 동결 결정···중동發 불확실성·시장금리 상승 등 반영
물가상승압력·가계부채 등 인상 요인 '여전'···"선제적으로 올려야"
경기부진·미 연준 정책 등 인상 명분 부족···"추가 인상 신중할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6회 연속 동결했다. 물가상승세의 기조적 둔화흐름이 예상됨에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두달 연속 반등한 물가상승률과 고금리 기조 속 불어난 가계부채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금통위원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추가 인상을 둘러싼 한은의 고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19일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동결했다.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6회 연속 동결로, 시장 예상과도 부합한다.

이번 동결 결정의 주재료는 높아진 불확실성이다. 대표적으로 이·팔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유가가 경기와 물가 경로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은 통방문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과 비교하면 환율과 금리는 더 높아졌고, 가계부채도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시장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긴축 정도가 더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낮췄다.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추가인상을 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시장의 눈은 현재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쏠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금리 인상 유인이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금통위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1.4%, 2.2%로 전망하며, 그 조건으로 평균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 전망치를 하반기 배럴당 84달러, 내년 평균 83달러로 전제한 바 있다. 그러나 전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중동국가 간 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등,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91달러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 총재 또한 지난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가 80달러 중반 정도 유지할 것을 가정하고 성장률을 예측했다. 만약 유가가 그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성장 전망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7월 2.3%까지 둔화됐던 물가상승률도, 2개월 연속 확대되며 3.7%까지 반등한 상태다. 이·팔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분까지 반영되면 향후 물가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11월 금통위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하향과 함께 추가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은 역시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향후 3개월내 기준금리를 3.75%까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며 "특히 5명 중 1명은 현재까지 드러난 물가경로 이탈과 가계부채 등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추가인상에 찬성하지 않은 1명 또한 정책 여건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현실적 측면에서 추가 인상이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면 시장은 물가보다는 성장 우려에 주목할 것이다. 금리도 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지만 한은이 환율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한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한은은 현재 시장금리에 (연준의) 추가 인상이 반영됐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선제적 금리 인상에 나설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낮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 내 미 연준의 연내 동결 가능성은 61%에 달하며, 내년 6월까지 금리 동결 후 7월 금리인하(34.2%)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가장 유력하다.

강승원 NH선물 연구원은 "매파적 연준위원들도 긴축의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 현재 연방기금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 동결 확률은 90%를 넘어섰다"며 "국내 통화정책의 핵심 기준은 대내보다 대외 재료다. 한은이 선제적으로 추가 인상할 명분이 없다"고 진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장기금리 급등으로 추가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연준의 입장과 미국 금리와의 연동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추가 긴축에 신중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특히 국내 부동산 PF 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하되, 이후 완화의 필요성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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