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액 '쑤욱'···부실 위험 고조
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액 '쑤욱'···부실 위험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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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소기업 연체대출 잔액 2.2조···연체율 10~25%p↑
고금리·경기불황···늘어나는 한계기업에 "건전성 관리 시급"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강화하면서 잔액이 늘었는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대출잔액과 연체율도 뛰고 있어 부실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25조7848억원으로, 전년 동기(669조4362억원) 대비 56조3486억원(8.4%)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지난해 6월 700조7288억원에서 올 6월 679조3834억원으로 3.0% 줄어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기업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대출은 609조601억원으로 1년 전(582조1978억원)보다 4.6% 늘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은 33.8% 늘어난 116조7247억원이었다.

올 상반기 기업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당시 은행들이 고금리 여파로 줄어드는 가계대출을 기업대출로 만회하려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실 우려가 적어 우량자산으로 분류되는 대기업대출을 크게 늘렸는데, 자금 조달 창구로 은행 문을 두드리는 기업 수요와 맞물리면서 대출잔액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출이 불어나는 동안 이들 은행의 연체대출잔액도 함께 늘었다. 6월 말 기준 5대 은행 기업대출에서 발생한 연체는 총 2조2353억원으로, 1년 새 1조285억원(85.2%)이나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연체대출잔액만 전체의 98% 비중을 차지하는 2조1959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연체대출잔액이 지난해 1486억원에서 올 6월 3660억원으로 146.3% 늘었고, △농협은행(5860억원·전년 대비 87.5%↑) △우리은행(3803억원·75.0%↑) △신한은행(4174억원·48.6%↑) △하나은행(4463억원·42.5%↑) 등으로 일제히 규모가 불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의 경우 △국민은행 0.11%→0.27% △신한은행 0.23%→0.33% △하나은행 0.22%→0.36% △우리은행 0.20%→0.34% △농협은행 0.26%→0.52% 등 10%포인트(p)에서 26%p 상승했다.

그만큼 고금리 기조에다 지속되는 경기불황을 버티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던 시기에 대출을 늘린 기업들의 상환능력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신용위험평가 결과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 업체는 185개로 전년(160개)보다 25개 늘었다.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중 부실징후기업은 157곳에서 183곳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이 새로운 부실 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기업대출 확대 흐름이 나타났다"면서 "최근엔 금융 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경계, 관리에 나선 상황이어서 기업대출로 눈을 돌린 은행들이 많다. 고금리와 경기악화 상황을 감안하면 잠재 부실 확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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