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중기 지원 확대" IBK정체성 강화 나선 김성태 은행장
[CEO&뉴스] "중기 지원 확대" IBK정체성 강화 나선 김성태 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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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대출 늘려 자금공급···점유율 23.4% '부동의 1위'
맞춤형 펀드·벤처캐피탈 설립 추진···건전성 악화는 '과제'
김성태 IBK기업은행 전무 (사진=IBK기업은행)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30여년간 IBK기업은행에서 몸담아 내부 사정에 밝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 1월 취임한 김성태(61) 기업은행장. 김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중소기업 지원을 대폭 늘리며 '중소기업을 위한 은행'이란 IBK(Industrial Bank of Korea)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취임 직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위기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3년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총 200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겠단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 행장은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평촌아크로타워지점장, 미래혁신팀장, 비서실장, 미래기획실장, 종합기획부장, 마케팅전략부장, 부산울산지역본부장, 경동지역본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경영전략그룹장 등 본부 핵심부서와 영업 일선을 모두 거쳤다.

특히, 영업현장을 오래 누빈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종합지원체계를 고도화할 필요성을 크게 느꼈을 것이란 게 후문이다. 실제 김 행장은 맞춤형 경영·영업전략에 능한 '전략통'으로도 평가돼 왔다.

먼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액을 늘렸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30조2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 대비 4.3%(9조5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의 41%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대인 23.4%로 업계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폭 늘어난 대출자산을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엔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한 1조39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기도 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직접적인 자금 공급 외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맞춤형 펀드도 조성했다. 기업은행의 올해 말까지 중소기업을 중점 지원하는 '기업승계·사업재편' 펀드를 5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존속을 위해선 적절한 시점의 승계작업과 사업재편이 중요하지만, 기존 투자시장에서는 이를 위한 맞춤형 펀드가 부족했다. 이에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향후 기술기반 중소기업의 승계·사업재편을 중점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 8월에는 중소기업의 2차 데스밸리(창업 3~5년차 신생기업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겪는 경영난) 진입을 방지하고 유동성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IBK 상생도약펀드'도 총 1500억원(3년간 매년 500억원) 규모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달 중 중소기업 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3년간 총 4조원 규모로 중소기업의 M&A(인수·합병)를 지원하는 '중소 M&A 금융지원 패키지'도 마련했다. 시장에서 소외된 중소기업의 M&A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기업 성장주기에 따른 맞춤형 투·융자를 집행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업은행이 직접 1조원을 공급하고, 이를 마중물로 민간자본 3조원을 추가 유치할 계획이다.

취임 직후 약속했던 '벤처캐피탈 자회사' 설립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은 벤처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의 성장을 집중 지원할 전문 투자회사가 필요하다는 게 김 행장의 생각이다.

그는 지난 4월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기업은행의 역할을 고민하다가 초기 창업기업에서 데스밸리 넘기기 직전의 기업들, 좋은 기술, 가능성 있는 기업들이 크지 못하는 일을 최소화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벤처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연내 벤처캐피탈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금융당국과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대표 선임 등의 절차도 준비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벤처캐피탈(VC) 자회사는 연내 출범을 목표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정책형 VC로써 최근 침체된 벤처투자시장에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맞춤형 지원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는 등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김 행장은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로부터 '중소기업 금융 접근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중소기업 지원에 따른 리스크 확대 우려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경기침체,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늘면서 대규모로 취급한 중소기업대출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기업은행 기업대출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각각 0.56%, 1.08%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과 비교하면 각각 0.32%p(포인트), 0.18%p 확대됐다. 특히 연체율이 2배 이상 늘어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는 모습이다.

기업은행은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추가로 적립한 충당금만 5270억원에 달한다. 동시에 김 행장도 임직원들에게 리스크관리 정교화와 균형성장을 주문하며 경영 안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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