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하반기 건설사 재무여건 여전히 '빨간불'···원인은?
[초점] 하반기 건설사 재무여건 여전히 '빨간불'···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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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상장 대형 건설사 3분기 영업익 작년동기 대비 3.8% 감소 추정
9.26 부동산대책은 금융 비용만 늘리는 것으로 결국 상환 부담 커져
수주 실적 감소와 PF 부실 위험·미청구공사금액 등 꾸준히 증가했다
(사진=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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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최근 집값 하락 전망이 줄고 정부도 업계에 대한 금융 지원 등으로 전반적 회복을 유도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 건설사들의 재무여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증권가 리포트에 따르면 3분기 시공능력평가 10위 건설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 DL이앤씨 등 5개 상장건설사의 3분기 예상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총 1조1033억원, 1조3440억원으로 1년새 16.8%, 3.8% 씩 감소한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삼성물산 10.1% △대우건설 -28.3% △현대건설 -35.4% △DL이앤씨 -44.3% △GS건설 -50.0%로 전망됐다. 

이 같은 건설사의 하반기 재무 악화는 수주 실적 감소 탓이다. 올해 3분기 10대 건설사들의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11조7705억원으로, 1년 새 55.8% 감소했다.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을 제외한 모든 건설사에서 수주 감소가 나타났다.

GS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1조4489억원 규모 사업수주를 해 1년 전 4조874억원보다 64.6% 수주액이 줄었다. DL이앤씨도 3분기 누적 1조65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1824억원) 대비 28.6%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도시정비 수주가 준 만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은 해외 수주에서 만회할 예정이지만, 상반기 매출 중 국내 주택산업 비중이 컸던 DL이앤씨(비중 66%)나 GS건설(77%), HDC현대산업개발(50%) 등은 하반기도 비슷한 흐름세가 예상된다. GS건설의 경우 상반기 기준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 14조5000억원의 39.2%(5조6910억원)를 달성하는 데 그쳤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신규수주액이 4129억원에 그치며 연간 목표 2조원의 20%를 채웠다. 

PF 부실 위험도 재무 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9.26대책에서 대출 보증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건설사들의 자금난도 일단 숨통이 트였지만, 고금리와 원가율 상승 등이 안정화된 것은 아닌 일시적인 조치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PF 보증액 1조원이상인 대형건설사는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이다.

롯데건설의 경우 8월 말 기준 도급사업 PF보증액은 연대보증, 채무인수, 자금보충을 포함해 약 5조4000억원 규모인데, 이 중 77%가량이 미착공 현장 관련 보증이라는 점도 문제다. 미착공사업장은 사업승인을 받고도 사업성 평가 시 적합성 미달 등의 이유로 착공을 하지 못한 사업장이다. 향후 해당 사업 추진이나 분양 실적 부진한데 PF만기일이 돌아오면 회사는 큰 상환 부담을 갖게 된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환되며 7000억원 가량(채무)을 덜었고, 아직 부채가 있긴 하지만 회사의 현금보유도 2조원 가까이돼서 부채 대응력이 있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PF지원은 결국 건설사들의 금융 비용만 늘리는 방법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결국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최종 손실 규모가 커지는 구조"라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나 노후계획도시특별법 등 규제 해소 역량에 집중해야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주택 공급량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자금난을 일시적으로 연장했을 뿐, 고금리와 원자잿 값 상승 등 사업성이 개선된 것은 아니어서 정부의 대책은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는 회사의 실적 개선이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사를 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해 분기 현금 유동성 악화나 잠재적 손실(대손처리) 위험으로 전환될 수 있는 미청구공사금액도 전반적으로 크게 늘고 있다.

미청구공사액 규모가 가장 큰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미청구공사금액이 4조9700억원을 기록해 반년 전(3조7347억원)보다 33.1% 늘었다. 특히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과 시공비 관련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공사 차질이 발생했고 미청구공사액이 대거 증가했다. 이 외에도 해외 사업인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증설'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이 크게 발생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 미청구공사액 증가폭이 가장 컸는데, 상반기 기준 미청구공사액은 2조4230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1503억원) 대비 110.6% 급등했다. 회사는 미청구공사액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 평택공장 건설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도 '삼척 친환경화력발전소 건설사업' 등에서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해 상반기 1조6832억원을 기록하고, 반년새 23.75% 늘어난 모습이다.  

정 교수는 "대형 건설사의 경우 해외 수주는 신사업 확장에 유리하겠지만 전반적인 업계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다"며 "원가율을 안정화하고 미분양 리스크 등이 해소돼야 민간사들의 전반적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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