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지배구조 정답 없다···고유 특성 살려야"
윤종규 KB금융 회장 "지배구조 정답 없다···고유 특성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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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앞두고 기자간담회서 9년 간 소회 밝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퇴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지배구조가 하나의 방향만 있다는 생각이 옳은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KB금융을 9년간 이끌며 안정적인 승계 프로그램을 내부에 안착,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듣는 윤 회장은 지배구조와 관련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는 11월 퇴임하는 윤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많은 사람들이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통일화·획일화하려는 유혹이 있다"며 "지배구조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각 회사의 연혁, 상황, 문화, 업종 특성 등이 다르기 때문에 고유의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육성·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B의 경우 과거 '흑역사(KB사태)'로 표현되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지배구조에 대해 어느 회사보다도 더 신경을 쓴 게 사실"이라며 "더 바람직한 지배구조로 발전시켜나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그룹 CEO들의 장기집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관련해선 "2018년 하버드 경영자 리뷰자료를 보면 S&P500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0.2년이고,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기간이 7년이라고 한다"며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면 글로벌 전략 등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지 않고는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3년, 6년마다 (CEO가) 바뀌는 체제를 갖고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관치' 방향성에 대해선 건전성·안정성 등 거시적인 측면에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규제의 목적은 크게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회사 발전, 그리고 소비자 보호 등이 있다"며 "금융회사 건전성과 금융시장 안정성에 맞춘 규제는 당연하지만, 그 범위를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계속 풀어주는 게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재임기간 중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지위를 되찾은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꼽았다. 동시에 아시아 선도금융그룹을 목표로 했음에도 글로벌 순위가 60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리딩금융그룹이 세계 10위권 내외에 위치해야 하는데 60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낀다"며 "은행업은 자본비즈니스라 자본이 없으면 자산을 늘릴 수 없고 세계 20위권의 자본 규모가 되려면 현재보다 2.5배는 늘려야 하는데, 이를 개별 회사 차원에서 노력해 가능할지에 대해서 (당국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향후 비은행·비이자이익 부문을 확대하고, 은행 부문도 자산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성장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윤 회장은 "비이자수익 비중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비은행 쪽을 강화해왔고, 은행 쪽에서는 자산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안내하고 좋은 투자처를 발굴해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KB금융을 이끌 양종희 회장 내정자에게는 "금융사 경영은 끝 없는 계주경기와 같고, 가끔은 열심히 달렸는데 실수로 넘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제 임기 동안 열심히 달려서 한참 뒤쳐져 있던 것에서 한발 앞서가는 결과를 만들었으니, 양 내정자는 속도를 더 내서 한바퀴 더 앞서가는 KB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또 본인의 향후 거취에 대해선 "아직 생각을 못해봤다"며 "임기 만료까지 2개월 정도 남았으니 더 고민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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