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앞둔 KB금융 양종희號 "신용리스크 관리·사회적 가치 최우선"
출항 앞둔 KB금융 양종희號 "신용리스크 관리·사회적 가치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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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부문 강화···KB부코핀은행 정상화 시급
디지털 전략 밝히며 카카오 언급···"대면 강점"
고른 경영수업···'非은행장' 출신이란 약점 없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11일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11일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최대 금융그룹 KB금융그룹의 새 수장으로 낙점된 양종희(62) 부회장(내정자)이 신용리스크 관리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적자 수렁에 빠진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에도 집중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양 내정자는 11일 오전 출근길 약식인터뷰를 통해 "최우선 과제는 연체율이나 기업과 관련된 신용리스크 관리"라며 "부코핀 문제라든지,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가지 조직적인 이완 문제가 최대한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금융권 전체적으로 보면 패러다임의 변화, 그동안 기업들은 돈만 벌면 된다는 거였지만 앞으로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도움이 되고 금융이 조화롭게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갖고 금융그룹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내정자는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미션이나 역할이 단순 주주가치뿐만 아니라 고객, 사회적 가치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추세"라며 "KB금융그룹도 재무적가치에서 1등 금융그룹이었는데, 그걸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 측면에서 모범이 되고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금융그룹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KB부코핀은행 정상화 계획에 대해선 "부실회사를 인수해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며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인수한 타이밍이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금융사들도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부코핀은 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코핀은행의) 기본적인 지배구조 틀이나 비용절감, 방향성을 마련할 것"이라며 "다만 새롭게 영업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점포를 확장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KB금융이 다른 금융그룹 대비 균형 잡힌 은행·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M&A를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양 내정자는 "KB금융은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는 갖춰진 것 같다"며 "M&A 자체가 목적은 아니고, 지속가능하게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지 측면, 주주들이 요구하는 밸류 향상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뿐 아니라 비금융도 함께가고 있으니 (M&A 시) 그 부분도 고려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디지털 전략과 관련해선 강점을 보유한 대면 채널과 KB스타뱅킹을 주축으로 한 비대면 채널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 내정자는 디지털 전략을 밝히면서 카카오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IT기술 기반 금융회사들의 가파른 성장을 견제할 것이란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양 내정자는 "모바일에 더해 인공지능(AI)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어느 때보다 디지털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금융그룹이 대면 영업채널 중심으로 갔다면 앞으로는 비대면 채널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B금융은 KB스타뱅킹이란 은행 대표 애플리케이션(앱)이 있고, 전국 최고의 서비스망을 갖고 있는데 2개 채널이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KB금융이 카카오보다 (강점을) 갖고 있는 게 대면채널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 앱이 최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계적인 승계절차를 위해 윤종규 회장이 도입한 부회장직 체제에 변화를 줄 것이냔 질의에 대해선 "금융지주의 모든 제도는 다 역사적 유래가 있는 것 같다"며 "(부회장직은) 어떻게 하면 승계절차를 잘 할 수 있을까 해서 만든 제도인 만큼 방향에 대해서 이사회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계열사 인사와 관련해서도 "계열사 사장 선임은 이사회와 충분히 협의하되, 계열사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는지 측면에서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며 "저같은 행원 출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KB금융그룹 인사에 나름의 자부심 아닌가 생각되는데, 꿈을 가진 직원들이 맘껏 일하고 발탁될 수 있는 인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핵심 계열사 은행을 직접 이끌어본 경험이 없다는 약점에 대해선 "금융그룹 지배구조 승계절차를 검토할 때 은행장을 한사람 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예측해서 사업부문제와 부회장직을 뒀다"고 답했다.

양 내정자는 또 "후보들이 은행뿐만 아니라 그룹의 전반적인 것들을 골고루 경험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을 마련해 운영해왔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은행에 한 20년 정도 (근무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KB국민은행 증권대행부서 소속 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127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이 드러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사항을 통보받은 가운데, 양 내정자는 "금융기관은 신뢰를 먹고 사는 곳인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금융사고 예방 대책에 대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제도를 보완하는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적 내부통제로 임직원들이 윤리화되고 체득화돼야 한다"며 "모든 내부 시스템이나 프로세스 과정이 디지털을 통해 자동화되고 체크화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디지털 부문에 적극적으로 더 투자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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