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또 인하되나···호실적·선방한 손해율에 인하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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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보사 차보험 손해율 70%대 유지
금융 당국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 필요"
연말께 내년 보험료 인하 논의 본격화할 듯
경기도 안성시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안성시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자동차보험이 흑자기조를 지속하면서 보험료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해율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 당국과 시장에선 손해보험사들의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위기다.

12일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12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익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6265억원)보다 706억원 줄었으나,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손익을 포함하면 상반기에 거둬들인 순익만 7805억원이다.

자동차보험은 코로나 상황에 따른 반사효과가 반영되면서 지난 2021년 4년 만에 흑자 전환한 후 그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올 상반기엔 사고율 증가에 따른 지급 보증금이 늘어난 데다 보험료 인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손익 규모가 소폭 줄긴 했지만, 지난해 코로나 폭증에 따라 손해율이 평년에 비해 특히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보험료 산정의 주요 근거가 되는 손해율도 양호한 편이다. 같은 기간 78.0%를 기록, 전년 동기(77.1%)보다 0.9%포인트(p)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에선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을 78~80%대로 보고 있다. 사업 운영비를 고려한 값이다. 

주요 손보사들은 지난 7월 집중호우 등이 이어졌음에도 올 1~7월 손해율이 70%대 후반을 유지했다.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90%가 넘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해당 기간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3%였다.

폭우와 태풍이 겹친 지난 7월 한 달로 범위를 좁혀봐도 삼성화재는 80%를, 나머지는 △DB손해보험 78.5% △메리츠화재 78.4% △현대해상 77.9% △KB손해보험 78% 등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관련 지표들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보험료 인하 가능성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올 들어 역대급 호실적을 낸 손보사들을 향해 상생금융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자동차보험료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손보사 순이익은 5조3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1조9047억원)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순이익은 1조2151억원이었으며,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을 기록하는 등 주요 손보사들의 순이익 합만 4조754억원이다.

앞서 주요 손보사들은 고물가 시대에 민생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가해지자, 지난해 4월 자동차보험료를 1.2~1.4% 내린 데 이어 올 2월에도 2.0~2.5% 인하한 바 있다. 더구나 최근엔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산된 상생금융 움직임이 2금융권으로 넘어오는 분위기라는 점 역시 업계의 부담이다.

금융 당국도 직접적으로 보험료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진 않으나,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아직 업계와 보험료 인하 관련 논의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지만 연말께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 등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도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영업실적을 기초로 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손보업계에선 보험료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벌써부터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인하엔 동참하되, 일각에선 인하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기류도 읽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인하 논의를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실적이 좋게 나왔을 뿐더러 손해율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 보험료를 내리지 않고 버티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말에 논의를 거쳐 내년 초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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