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위기의 홈쇼핑업계···블랙아웃 우려 현실화되나
[초점] 위기의 홈쇼핑업계···블랙아웃 우려 현실화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익성·외형 꺾이고 TV 송출수수료 부담 가중
홈앤쇼핑·GS·NS홈쇼핑 등 가이드라인 준수·협상중
홈쇼핑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SO) 간 송출수수료 인상폭에 대한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방송 송출 중단(블랙아웃)으로까지 확산될 위기에 놓였다. 담당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가검증협의체를 구성해 중재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과 유료방송사는 지난달 17일부터 티브이(TV) 송출 수수료 추가 협상을 진행해 왔다. 기존대로라면 이달 16일까지 협상이 종결돼야 했지만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극단으로 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말 서울 강남 지역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에 10월1일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현대홈쇼핑도 전국 23개 권역에서 사업을 하는 케이블TV 사업자 LG헬로비전과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에 협상 결렬 시 방송중단을 포함해 다양한 옵션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명시되어 있는 기본 협의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LG헬로비전과 계약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 채널에서 당사 판매 수수료보다 송출 수수료가 높아 지속적인 적자 상황으로 2022년부터 번호이동을 요청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회사의 손실이 커지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CJ온스타일은 "업계가 호황일때는 매년 취급고 성장 대비 송출료를 2~3배 인상해 지불해왔으나 현재는 수익성 악화로 현실적인 송출료 협상이 고려 대상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라며 "매출 악화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의 피해를 감수해왔는데도, LG헬로비전은 케이블 사업자의 지위를 이용해 이를 반영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개정된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 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본 협상 기간(5개월) 및 추가 협상 기간(3개월) 이후에도 합의되지 않거나 사업자가 일방적인 협의 종료 의사를 밝힌 경우 자동적으로 대가검증협의체가 운영될 수 있다.

협의체는 홈쇼핑 방송사들이 유료방송사에게 협의 종료 의사를 밝힘에 따라 가동된다. 협의체는 5인 이상 7인 이하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다. 협상 중 사업자들이 자료를 성실이 제공했는지, 불리한 송출 대가를 강요하지 않았는지 등 수수료 대가 산정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는지 살펴본다.

업계에서는 TV수수료 부담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며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가 채널 편성 대가로 인터넷티브이(IPTV)·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위성방송 등에게 지불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방통위의 2022 회계연도 방송 사업자 재산상황을 보면 TV 홈쇼핑과 T커머스 업체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 낸 송출 수수료는 2조4151억으로 전년 대비 7.4%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는 매출의 평균 60% 수준을 송출수수료로 내고 있다"며 "1000원짜리 상품을 팔면 협력사에게 300원 정도 수수료를 받는다. 이 중 60%인 180원 정도를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주는 격"이라고 전했다. 이어 "통신사업자의 과점 구조로 인해 홈쇼핑사와 송출수수료 협상 시 불공정한 협상이 이뤄지는 게 매년 느껴진다"고 부연했다.

롯데·현대 등 TV홈쇼핑은 송출료 인상 등 비용 증가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90% 감소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309억원, 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58.4% 감소했다.

일부 업체들이 유료방송사업자(SO)와 송출수수료 문제로 갈등을 빚는 가운데 GS홈쇼핑·NS홈쇼핑·공영홈쇼핑·홈앤쇼핑 등 나머지 업체들도 방송 중단에 나설지 주목된다.

홈앤쇼핑은 협상을 통해 과기부 가이드라인 운영 지침에 준해서 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영홈쇼핑 역시 현재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는 입장이다. GS홈쇼핑 측은 "당사도 채널 별 협상을 지속하고 있으며 타사의 협상 관련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주요 판로와 방송 산업의 한 축이 유지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잘 협의해 나갈 것"며 "모바일 커머스와 라이브 커머스 등 TV 외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존 TV홈쇼핑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