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포스트 윤종규' 누구?···차기 회장 후보 9월 8일 확정
KB금융 '포스트 윤종규' 누구?···차기 회장 후보 9월 8일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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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레이스' 시작···3주 앞당기고 기간 확대
양종희·이동철·허인 등 61년생 3인방 '유력群'
尹회장 4연임 도전 '관심'···박정림 사장 '변수'
관치 논란 속 이복현 "KB, 선진 선례" 의미는?
KB금융그룹 여의도 신관 전경 (사진=KB금융지주)
KB금융그룹 여의도 신관 전경 (사진=KB금융지주)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지주가 윤종규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50일 간의 레이스에 들어갔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충분한 검증을 위해 지난 2020년 회장 인선 당시보다 그 시기를 3주 가량 앞당기고 기간도 확대했다. 

KB금융은 20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추위를 시작으로 총 4번의 회추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경영승계절차 관련 회의를 열고 '회장 자격 요건'과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결의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회장 롱리스트는 내·외부 후보 각 10명씩 총 20명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일정대로 진행되면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는 오는 9월 8일 확정돼 발표된다.

◇숏리스트 후보 인터뷰 두차례로 늘리고 외부 평판 조회도

회추위원들은 이달 17~19일 간담회를 갖고 선정절차의 합리적 운영과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방안 등을 중점 논의했다.

먼저, 회장 자격 요건은 경영승계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 자격 요건을 구체화, 총 5개 항목에 25개 세부기준으로 구성했다. 후보군은 자격 요건에 따라 종합적인 평가를 거치게 된다. 5개 항목은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이다.

특히, 회추위는 KB금융을 이끌어갈 적임자를 선임할 수 있도록 회장 자질과 역량 등에 대해 주주, 직원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청취, 회장 자격 요건 수립 과정에 참고했다.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의 취지도 선제적으로 반영해 CEO의 적극적 자격 요건에 대한 적격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세부기준에 적용했다.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에는 △충분한 검증 기간 확보 △평가 방식 개선 △내∙외부 후보 간 공정한 기회 제공이라는 세 가지 핵심 방향을 담았다.

이에 따라 승계절차 착수 시기와 숏리스트 선정 시기는 2020년 대비 약 3주 정도 앞당겨 전체적인 경영승계 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숏리스트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늘려 후보자들의 면면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검증기간을 확대했다.

평가 방식도 개선한다. 2020년에는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번 하고 바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는 인터뷰를 두 번 하고 외부기관을 통한 평판조회도 실시할 계획이다. 1차 숏리스트 6명 전원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를 진행한 후 평가를 거쳐 압축한 2차 숏리스트 3명을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진행한다. 평판 조회는 후보자의 평판과 금융시장 평가 등을 참고할 예정이다.

내·외부 후보 간 공정한 기회 제공 차원에서 최종 3인에 포함되는 숏리스트(2차) 후보들에게는 두 번의 인터뷰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외부 후보의 경우 내부 후보보다 더 많은 인터뷰 시간을 제공한다. 이에 더해 외부 후보에게는 세부적인 평가기준과 KB금융의 내부자료를 충분히 제공, 정보비대칭에 따른 불리함을 최대한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회추위는 다음달 8일 회의를 열고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같은 달 29일엔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한다. 6명 중 외부 후보자가 본인의 이름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경우에는 2차 숏리스트 3명에 포함되기 전까지 익명성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후 9월 8일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이후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검증을 통과하게 되면 9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를 거쳐 11월 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된다.

한편, KB금융 회추위는 안정적인 경영승계절차 이행을 위해 롱리스트를 상시 관리하고 있다. 내부 후보자군은 그룹의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하며 외부 후보자군은 서치펌으로부터 전문가를 추천 받아 심의를 통해 반기별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회추위는 또 경쟁력 있는 회장 후보자군 양성을 위해 'CEO 내부 후보자군 육성 프로그램'도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회추위는 독립성, 공정성, 투명성을 핵심 원칙으로 이번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해 지배구조 모범사례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내·외부 후보자가 회장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검증해 KB금융의 미래와 성장을 견인할 최적의 적임자가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지전적 인물 尹, 용퇴 '무게'···부회장 '3파전'에 쏠린 눈, 그리고 다크호스

KB금융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용퇴하고 양종희(62)·이동철(62)·허인(62) KB금융 부회장이 3파전을 벌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른바 1961년생 동갑내기 3인방의 각축 양상이다.

일각에선 윤 회장 '재신임'이 거론되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955년생으로 만 68세인 윤 회장은 정관(선임시점 만 70세 미만)상으로는 4연임에 도전할 수 있으나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요인이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연임이 유력하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윤 회장은 뛰어난 성과를 통해 KB금융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특하고 다양한 이력때문에 '입지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9년간(3연임) KB금융을 이끌면서 탄탄한 지배구조 기틀을 마련, 고질적인 낙하산 문제를 해소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7일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KB금융의 승계절차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특정 인물이라든가 특정 후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소화해야겠지만 지난 연말·연초 여러 지배구조 이슈 이후 KB가 첫 이벤트를 맞는 만큼 선진적인 선례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원론적 입장을 피력한 듯한 이 발언의 의미와 배경이 뭔지는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사진=KB금융지주)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사진=KB금융지주)

이런 가운데,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부각된 부회장 3인방의 면면을 보면 누가 회장직에 오르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역량을 갖춘 검증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후보군을 내부로 국한하면 이들이 유력군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신한금융의 사례 등을 감안할 때 KB금융이 굳이 이들을 건너뛰는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거나 외부인사를 영입해야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허 부회장은 2017~2021년 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을 이끌었다. 4년 동안 은행장으로서 국민은행의 양적, 질적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을 4년간 이끌면서 리딩뱅크 탈환, 디지털경쟁력 강화, 부실 사모펀드 위기관리 등의 성과로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서울대 법대 80학번으로 윤석열 대통령(79학번)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양 부회장은 오랜 기간 윤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인사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KB손해보험을 맡으며 회사 기반을 다졌다. 양 부회장은 KB손보 대표직을 3회 연속 맡으며 KB금융의 '1회 연임' 인사 관행을 깬 인물이기도 하다. 3명의 부회장 가운데서 지난 2021년 가장 먼저 부회장직으로 승진 이동했다.

이 부회장은 2018~2021년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주와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전략, 재무, 영업 등의 다양한 업무를 도맡은 '전략통'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6년엔 핵심 계열사인 KB증권(옛 현대증권) 인수합병을 이끌었다.

부회장 3명 외 박정림(59) KB증권 사장(총괄부문장)도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박 사장은 증권업계 첫 여성 CEO로 윤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사모펀드 부실사태 관련 금융위원회 제재 확정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았는데, 해당 징계가 확정되면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회장직을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한편 새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CEO 인사와 관련 관치논란이 적지 않게 제기된 바 있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큰 논란이 일었었다.

이번 KB금융지주 회장 인선과 관련 금융당국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차기 KB금융 회장 인선이 '될 사람이 됐다'는 짧고 상식적인 인사 후평으로 귀결될지,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의 등장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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